국민의힘판 대깨문 '위드후니' 정점식·김민전 이어 김재원에 좌표
여론 조작 의혹 기름 끼얹은 한딸들 특검 추진 민주당 공수처 수사 의뢰
국민의힘 내에서 특정 정치인에 좌표를 찍고 댓글 테러를 가하는 '한딸' 논란이 여당을 달구고 있다. 한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대깨문(강성 친문)에 빗대 한동훈 대표 팬덤 조직인 '위드후니'를 통칭하는 은어다.
29일 위드후니 관리자는 공지를 통해 정점식 정책위의의장이 카페에 올라온 유사한 내용의 댓글로 페이스북과 유튜브 테러를 당한 것과 관련해 "특정인의 사퇴나 임명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연관성을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놨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의혹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폭로로 과거 법무부장관 시절 외부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동훈 대표를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조국혁신당이 국가수사본부에 의뢰한 것에 이어진 조치다. 여기에 박지원 의원까지 김건희·한동훈 댓글팀도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가세하며 국민의힘판 드루킹 의혹으로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앞서 △2023년 5월 16일 참여연대 공격용 자료 공유 △2023년 6월 2일 한동훈 장관 홍보 유튜브 공유 △2023년 7월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이화영 수사 관련 수원지검 연좌 농성과 관련해 커뮤니티 유튜브 조치 △2023년 11월 6일 한동훈을 특정 비례 10번에 배치해 전국 유세를 시켜야 좋다는 여론을 띄워 달라는 등의 과천팀의 주문이 담긴 문자를 공개한 바 있다.
반면 한동훈 대표는 7·23 전당대회 TV토론에서 "저와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고 캠프도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부인했다. 위드후니도 이날 "명칭을 보도에 사용할 경우 반드시 해당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시기 바란다"면서 한딸과의 관계성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 의장은 물론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에 대한 좌표 찍기와 공격이 노골화하면서 여론 조작 의혹에 한층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다.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오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위드후니 카페를 한딸의 본거지로 지칭하면서 "정말 굉장히 생소한 일"이라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위드후니 운영자가 과거 민주당 지지자였던 점을 지적했다. 위드후니 창립멤버 최소영씨는 조국 사태 이후 유재일 평론가 등과 함께 미래대안행동 활동을 하며 보수 진영에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한동훈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는 의혹이 여당 전대 과정에서 제기됐다"며 의혹의 시선을 넓혔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직권을 남용한 것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이자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론사 및 포털사의 업무를 방해에 해당한다"면서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내부 폭로가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가운데 '위드후니' 회원들의 움직임은 의혹을 더욱 키우는 양상이다. 이날 카페에는 한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선 "회원들이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는 제안글이 올라왔다. '한동훈특검법'에 반대 의견을 댓글로 게재해 달라며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글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