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로 '대박' 난 '노보노디스크'···치매 치료제 개발사에 1억 달러 쏟는다

타우 단백질 표적 신약 개발 ASN51 임상 2상 연구 준비

2024-07-24     김현우 기자
노보 노디스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지주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는 지난 16일,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 회사 어세뉴런(Asceneuron)에 1억 달러(한화 약 1385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어세뉴런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 응집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장애와 기억 손상을 나타내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 내 베타아밀로이드(Aβ)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이 특징이다. 

이번 투자에는 노보 홀딩스 외에도 기존 투자자인 M 벤처스, 소피노바 파트너스, GSK 에퀴티 인베스트먼트,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JJDC와 함께 EQT 라이프사이언스-LSP 디멘시아 펀드, 오르비메드, SR원이 참여했다. 투자사 측 인사들이 어세뉴런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어세뉴런이 올해 말 시작하는 신약 후보 물질 'ASN51'의 임상 2상 연구에 사용될 계획이다. ASN51은 경구용 저분자 약물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OGA(O-GlcNAcase)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 약물은 파킨슨병이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등의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어세뉴런에 따르면 앞서 완료된 임상 1상에서는 중추신경계 흡수율과 OGA 효소 점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노보 홀딩스 측은 "알츠하이머병은 경구용 질환 조절 치료제(DMT)의 부족으로 의료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은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블록버스터 제품의 성공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GLP-1은 식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GLP-1 작용제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GLP-1 작용제를 투여한 환자는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투여군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