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개발···노인 800만명 수용할 실버타운은 어디에?
급증하는 시니어타운 수요 3기 신도시 활용 방안 제안 법적 근거 및 녹지 비율 강조
노인 인구 800만명을 수용할 '시니어타운' 건설을 위한 부지가 부족해 3기 신도시를 활용해 분양 및 임대형 노인복지 주택을 공급하자는 제언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년 전 도시계획시설에서 제외된 분양 및 임대형 노인복지 주택을 다시 포함하자는 제언이 업계에서 나온다. 도시계획시설은 도시 기능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시설로,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구체화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는 서울과 가까우며 의료시설 및 교통망이 잘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노인복지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녹지 비율도 높다. 노인복지 주택은 독립생활이 가능한 어르신을 위한 곳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분양·임대 사회복지시설을 다시 '기반 시설'로 포함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0년 개정된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 기준에 관한 규칙’ 107조를 보면 분양·임대형 사회복지시설을 도시계획시설에서 제외했다.
당시 정부는 "사회복지시설은 비영리 목적으로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곳으로 모든 용도지역에서 설치를 허용하고 필요한 토지를 수용할 수 있다"며 "영리 목적 시설에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계획시설은 ‘국토계획법’에 따라 7개로 나눠진다. 도시관리계획 수립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체화된다. 단 도시계획시설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대·분양형 사회복지시설이 도시계획시설에 포함되면 3기 신도시에 실버타운을 건설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실버타운의 법적 명칭은 노인복지 주택·유료요양시설로 모두 사회복지시설의 한 종류이다. 노인요양시설인 요양원을 지을 길도 열린다.
3기 신도시는 정부가 하남 교산 등 27곳에서 40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하는 개발사업이다. 남양주 왕숙1,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총 부지만 5796만㎡(1753만평)에 달한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9배 수준이다.
노인복지 주택은 사회복지 용지에 들어서지만, 어린이집이나 종교시설과 함께 녹지에 지을 수도 있다. 경기 용인의 ‘스프링카운티자이’는 자연녹지지역과 보전녹지지역에 들어선 노유자시설이다. 3기 신도시의 평균 공원 녹지 비율은 34%로 1기 신도시(19%)와 2기 신도시(30%)보다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노인 주거시설도 의료 등 생활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에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3기 신도시 등 서울과 가까운 부지에 노인복지시설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고령 인구가 이용할 만한 시설 수 증가세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노인복지 주택은 수요 증가로 대기 기간이 수년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6389명이던 노인복지 주택 입소자는 2023년 8840명으로 4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노인복지 주택은 3개(35개→38개) 증가에 그쳤다.
시니어타운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800만명대던 65세 이상 인구는 2040년 1724만명, 2050년 1891만명으로 증가해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