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 멜빌'·'휴먼메이드'도 한국 온다···해외 패션 브랜드, 한국 MZ세대 공략
'제니'가 애용하는 '브랜디 멜빌' 한국 진출 발표 日스트리트 브랜드 '휴먼메이드' 성수동 매장 오픈 "한국 패션 시장, 아시아 공략 테스트베드 역할"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국내 MZ세대의 취향이 곧 글로벌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시장을 아시아 대표 패션 전진기지로 삼는 모양새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 브랜드 ‘브랜디 멜빌(Brandy Melville)’, ‘휴먼 메이드(Human Made)’ 등이 오는 9월 한국에 진출하면서 첫 매장을 서울에 오픈한다.
‘브랜디 멜빌’은 지난 16일 미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한국 진출 소식을 알리며 서울에서 오픈하는 한국 첫 매장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 매장 오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디 멜빌은 15~25세 젊은 여성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이탈리아의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다. 1980년대 초 이탈리아에서 실비오 마르산(Silvio Marsan)과 그의 아들 스테판(Stefan)에 의해 설립됐으며, 2009년 UCLA 캠퍼스와 인접한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 지역에 첫 미국 매장을 연 뒤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미국, 유럽,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1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일본, 홍콩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2023년 기준 연간 매출이 2억1250만 달러(약 3000억원)로 추정된다.
특히 브랜디 멜빌은 10~40달러(1만~5만원) 정도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엑스트라 스몰(XS)' 혹은 ’스몰(S)‘ 등 비교적 작은 한 사이즈만 판매하는 방식의 정책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사이즈가 대부분의 고객에게 맞는다(one size fits most)‘는 판매 방식이었으나 사실상 슬림한 체형에만 맞는 디자인 위주여서 다양한 체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맨투맨, 후드집업 등 ’오버사이즈‘ 제품군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선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자주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다. 현재까지 한국 정식 매장이 없어 국내 소비자들은 직구를 통해 구매해 왔다. 특히 국내 MZ세대를 중심으로 상의가 타이트하거나 크롭 스타일의 ‘Y2K 패션’이 유행하면서 브랜디 멜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휴먼메이드’도 오는 9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 휴먼메이드는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니고’와 그래픽 디자이너 ‘sk8thing’이 지난 2010년 설립한 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다. 현재 LVMH그룹의 패션 브랜드 겐조(KENZO)의 아티스틱 디렉터이기도 한 니고는 과거 스트리트 브랜드 ’베이프‘를 세운 후 매각하고 이후 휴먼메이드를 론칭했다.
휴먼메이드의 국내 유통은 국내에 ‘팔라스’를 들여온 웍스아웃이 맡는다. 지난해 웍스아웃은 휴먼메이드 팝업스토어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휴먼메이드는 미국 유명 힙합 가수인 퍼렐 윌리엄스가 자주 착용해 인지도를 높였고, 국내에선 2022년부터 연예인들이 자주 착용해 알려졌다. 또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에 독점 사업으로 선보이는 해외 브랜드들인 메종 키츠네, 아미, 꼼데가르송 등을 중심으로 로고플레이 제품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다가 점차 대중적인 로고로 자리 잡아 시들해진 뒤 이들 대체품으로 휴먼메이드의 하트 로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온라인 패션·라이프스타일 유통 기업인 쉬인은 지난 4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열고, 6월부터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후 이달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이처럼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의 패션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리서치가 발표한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트랜드 2024’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패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8% 성장한 4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49조60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글로벌 MZ세대들이 한국 패션 시장에 주목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젊은 층의 관광객들은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한국 패션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 곧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역할이 가능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소비 유행을 이끄는 MZ세대들은 트렌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스타일을 추구함과 동시에 신규 브랜드에 대한 접근에 적극적인 편”이라며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한국의 패션 스타일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아졌고, 한국 패션 시장 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 아시아권 전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선행 지표로 삼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