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논란에 점주 간 내홍 격화···IPO 걸림돌 될까

전가협 "예상 매출액·수익률 부풀려" 홍콩반점점주협 "선량 가맹점 피해" 상장 질적 심사 요건에 영향 줄 수도

2024-07-19     류빈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점주 간 갈등이 산하 브랜드 점주들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증시 상장(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점주와의 갈등이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가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낸 가운데, 지난달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일부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1500만원으로 절반에 그치고 수익률도 7∼8% 정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이 2010년 대비 9배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가맹점 매출액은 2010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의 평균 운영 기간도 2020년 3.3년, 2021년 3.2년, 2022년 3.1년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고 지적하며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홍콩반점, 역전우동, 빽다방 등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가맹점주 50여명이 모인 홍콩반점점주협의회는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전국가맹점협의회의 확인되지 않은 언론 보도로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의 이미지와 매출에 타격이 있다고 규탄했다. 

협의회 측은 “전가협의 악의적인 언론 보도와 갈등 조장 때문에 멀쩡하게 운영하고 있는 선량한 가맹점들의 존폐와 생계가 위협 받고 있다”며 “악의적인 보도로 하루 평균 매출이 최대 40%까지 떨어졌다”고 주장해 악의적인 보도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전가협의 비판에 대해 "명백하게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부분이 여럿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의 공정위 신고에 따라 더본코리아 상장 작업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주장 내용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상장 여부를 결정하기 전 상장 예비 심사에서 질적 심사요건을 중요하게 심사한다. 

질적 심사 요건이란 상장기업으로서 적합한 자격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로 구분된다. 질적 심사 기준에는 '소송 및 분쟁'도 포함된다. 중요한 소송이나 분쟁이 있을 경우 기업경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심사는 거래소의 통상적인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인 45영업일에 따라 이달 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기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거래소는 현재 살펴본 내용에 따라 아직까지 상장 예비 심사 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여러 브랜드 점주까지 더본코리아의 문제가 크다고 제기할 경우 질적 심사 요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현재 홍콩반점점주협의회 등이 전가협 측의 주장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심사 기간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또한 과징금을 처분 받고도 상장한 다른 사례가 있으며, 점주와의 상생 방안이나 ESG 경영 체계 구축 등의 노력을 보인다면 상장 절차를 밟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3분기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3년 원조쌈밥집 브랜드로 시작해 1994년 1월 법인으로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한때 외식 브랜드 50개를 보유했으나, 현재는 절반으로 줄어든 25개를 운영 중이다.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신포차, 빽보이피자, 본가 등이 산하 브랜드로 있다. 더본코리아의 지분 구조는 백종원 대표가 지분 76.69%로 최대주주이며, 강석원 부사장이 21.09%로 2대 주주다. 

앞서 2018년 더본코리아 상장을 추진한 바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식업 침체로 일단 보류하고 올해 다시 상장 준비에 나선 것이다. 

더본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410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가협 측은 더본코리아의 상장 작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연돈볼카츠 사례와 같은 문제를 안고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가맹본부가 잘 될수록 점주는 잘 안 되는 구조의 전형적인 사례가 더본코리아다. 백종원 인지도를 통해 화제성으로 초기 매출만 바짝 올리는 행태를 버리고 가맹비, 재료비 등을 줄여 장사가 잘 안 되는 점주들 부담을 줄이도록 상장 전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현재 상장 예비 심사 신청 이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고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