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 켜겠지만···” 이창용,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기대 과다해”
긴축 3년 만에 금리 인하 고려 시그널 2%대 CPI 상승률 “예상 부합·긍정적” 집값 상승, 인하 기대 선반영돼···경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가 왔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에 관해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는 통화 긴축 기조 지속으로 물가상승률 상승세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연초부터 이 총재가 강조했던 ‘2% 중반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이 총재는 이에 관해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면서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들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견”이라며 “외환시장 동향과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3개월 후 기준금리를 꼭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머지 4명의 금통위원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 3.5%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들 의견이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점검하고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시장에 팽배한 금리 인하 기대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대다수의 금통위원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거로 봤는데 그때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가 커졌다”며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게 중요한 만큼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