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 켜겠지만···” 이창용,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기대 과다해”

긴축 3년 만에 금리 인하 고려 시그널 2%대 CPI 상승률 “예상 부합·긍정적” 집값 상승, 인하 기대 선반영돼···경계

2024-07-12     허아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가 왔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가 왔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에 관해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는 통화 긴축 기조 지속으로 물가상승률 상승세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연초부터 이 총재가 강조했던 ‘2% 중반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이 총재는 이에 관해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면서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들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견”이라며 “외환시장 동향과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3개월 후 기준금리를 꼭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머지 4명의 금통위원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 3.5%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들 의견이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점검하고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11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3.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한편 시장에 팽배한 금리 인하 기대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대다수의 금통위원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거로 봤는데 그때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가 커졌다”며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게 중요한 만큼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