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제 도나네맙 FDA 승인···치료비 4000만원대
레켐비와 경쟁 전망
미국 식품의약국이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을 승인했다.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FDA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개발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 제품명 키순라 Kisunla)을 승인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소식은 지난달 10일 FDA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가 도나네맙의 승인을 권고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
당시 자문위원회는 "도나네맙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며 약물의 위험성보다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 하에 만장일치로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의 테레사 부라치오(Teresa Buracchio) 국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MCI) 및 경증 치매 단계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춘다는 점을 임상 데이터로 입증했다"며 "이번 승인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제공하겠다는 FDA의 약속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라이 릴리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도나네맙의 승인을 알렸다. 릴리에 따르면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 제거를 목표로 하는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로 월 1회 최소 30분 정맥 투여 방식으로 기존 치료보다 비용과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임상 3상(TRAILBLAZER-ALZ2)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 환자에게 도나네맙을 투여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 타우 단백질 수치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환자군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위약 대비 35% 늦춰졌다. 전체 환자군에서도 22% 감소했다. 또한 Aβ 플라크는 연구 시작 시점 기준으로 6개월에 평균 61%, 12개월에 80%, 18개월에 84%까지 제거됐다.
또한 PET 스캔을 통해 Aβ 수치를 평가한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 6개월에 17%, 12개월에 47%, 18개월에 69%가 치료를 마쳤다.
도나네맙은 에자이(Eisai)와 바이오젠(Biogen)의 레켐비(Leqembi, 성분명 Lecanemab)와 경쟁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효능과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키순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현재 레켐비는 2주에 한 번 투여해야 한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도나네맙이 레켐비보다 환자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릴리가 공개한 도나네맙의 바이알당 가격은 695.65달러로 12개월 기준 치료 비용은 3만2000달러(한화 약 4451만원)로 레켐비(2만6500달러, 한화 약 3685만원)보다 약 21% 높다. 그러나 레켐비는 Aβ가 제거된 이후에도 유지 투여하는 방식이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