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꼈다" 카페손보 "문제없다" 삼성화재···전례 없어 해결 '난항'

삼성화재 여행자보험 개편→카페손보와 유사 사과·재발 방지 요구 공문에 "아직 답변 없어" "소비자에 피해 없어···두 회사가 해결할 문제"

2024-07-01     허아은 기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삼성화재에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앞서 삼성화재가 해외여행보험을 개편한 후 가입 절차와 UI 등에서 카페손보의 해외여행보험을 무단으로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페손보)이 삼성화재가 해외여행보험 온라인 가입 프로세스 화면을 무단으로 모방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삼성화재는 이와 같은 표절 의혹에 관해 상품 가입 과정은 보험 업계가 모두 유사하다며 문제를 일축했다. 업계는 이런 경우가 흔치 않아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카페손보는 지난 27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카페손보는 공문에서 "카페손보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를 무단으로 베낀 삼성화재 프로세스를 원상 복귀하고 정중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최근 해외여행보험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를 개편하며 가입 단계의 순서를 바꿨는데 카페손보는 삼성화재의 바뀐 가입 단계가 카페손보의 가입 단계와 100%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카페손보는 공문을 통해 "귀사가 개편한 금번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는 가입 단계나 화면 구성 및 UI(사용자환경), 레이아웃 및 안내 문구 등 모든 측면에서 당사의 프로세스와 100% 동일하다"며 "당사의 가입 화면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카페손보는 자사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담보 직접 설계(DIY)' 등을 삼성화재가 새로 추가하면서 화면 내 레이아웃이나 타이틀, 버튼의 문구까지 그대로 모방했다고 썼다.

카페손보는 "대외적 인지도나 자본력 등에서 현저히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이 신생 보험사의 피땀 어린 자산을 무단으로 베낀 것은 공정 경쟁이 중요한 가치인 우리 사회에서 업계와 여론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카페손보의 공문은 장영근 대표의 이름으로 발송됐다.

반면 삼성화재는 카페손보의 지적에 동의하지 못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보험 상품 가입 과정은 보험 업계가 유사하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화재는) 소비자에게 편리한 보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런 일이 흔치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 A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한 보험사에서 신상품을 내면 타 보험사에서도 비슷한 상품이 대거 출시되는 경향은 있어 왔지만 가입 절차와 UI를 베꼈다며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A는 이어 "(삼성화재가) 정말 베꼈다고 한들 보험 가입자가 피해를 볼 일이 없는 사안이라 관심도 적고 진행도 빠르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B는 "누가 봐도 비슷하긴 했다"면서도 "결국 두 개 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 카카오가 추가로 대응에 나선다고 하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관해 카페손보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문을 보낸 이후 삼성화재에서 아직 명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삼성화재의 반응에 따라 추후 대응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