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자료 제출 피하는 과기정통부···제4 이통사 파행 이유 묻는데 딴소리

주파수 할당 취소 두고 질타 받아 이종호 장관 출범 필요 입장 고수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회의 불참

2024-06-26     김민 기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제4 이통사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 이동통신사(이통사) 주파수 할당 취소를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가 파행 이유를 따지기 위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 회의를 열었지만 공무원들의 대답은 시원치 않았다.

지난 25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 회의를 열고 제4 이통사 정책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제4 이통사의 8번째 실패를 두고 행정 능력 부족을 질타했지만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제4 이통사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이동통신 이용자에게 요금 할인 등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통신 시장 내 경쟁 체제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정작 국회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는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약정 관련 서류를 요청하자 강도현 2차관은 "가능한 부분은 제출하겠다. 지금 사업자가 제출에 동의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렇다"고 말을 돌렸다. 그러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사업자가 서류 제출에 동의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꼭 제출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제4 이통사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전까지 제4 이통사 추진 실패가 7번 있었다. 매번 똑같이 업체의 재정적 문제로 실패했는데 정부가 무능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4 이통사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검토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으나 이 장관은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이 장관은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납입에 문제가 있었고 구성 주주가 바뀌었으며 지분적인 요소도 달랐기 때문에 명백히 위법"이라며 주파수 할당법인 선정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제4 이통사는 기존 이통 3사가 할 수 없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28㎓ 대역을 활용해 지연성을 줄이고 산업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가능하다"며 "통신 3사 경쟁 과점구조를 완화해 국민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의 주인공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이날 참고인 출석을 요청받았으나 "과기정통부 청문회 일정이 잡힌 27일에 앞서 회사 입장을 표명하기는 곤란하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4일 "자본금·구성 주주 부족, 자본금 납입계획 미비가 확인됐다"며 5세대(5G) 이동통신 28㎓ 대역 주파수를 사용할 4번째 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사' 후보 자격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스테이지엑스는 "신청서에 명시된 자본금은 주파수 할당 이후 시점"이라며 "신청서 서류만으로 문제 삼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