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인공지능 기술투자 기회될 수 있다"

NH증권 안재민 연구원 보고서 2대주주로 사업 관계 유지하며 자사주 매입 비롯한 M&A 권유

2024-06-05     이상헌 기자
네이버 강원도 춘천 데이터센터 내 스마트서버팜. /네이버

라인야후 사태로 네이버의 해외 사업에 관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네이버가 일부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긴다면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재투자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5일 도쿄거래소 등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총무성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오는 18일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한 추가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라인야후에선 네이버클라우드에서 관리하는 인증시스템 사용을 중단하고 자체 시스템으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정보유출 사태의 세부사항과 최신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특설 홈페이지도 공개했다.

네이버가 현재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 32.7%는 약 8조3000억원의 가치다. 여기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100%의 지분을 소프트뱅크가 인수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게 정설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 라인야후와 연결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일본 사업은 소프트뱅크가 영위하되 대만·태국과 같은 글로벌 사업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선 "네이버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만·태국 사업과 라인망가, 네이버제트 등 다수의 사업이 연결돼 있어 전체 매각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했다.

네이버 기업 가치에 라인야후 가치가 많이 희석된 상태라 2대 주주의 위치는 유지하며 사업적 관계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란 것. 또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몇조원 수준의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 및 추가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진행한다면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란 주장이다.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NH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위기 상황에 처한 네이버의 구세주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31일 네이버웹툰은 미국 증권거래소에 나스닥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안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만화 시장이 가장 큰 북미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과거 한국이나 일본 시장처럼 웹툰이 만화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면 네이버웹툰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서비스인 웹툰닷컴(webtoons.com)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Lore  Olympus'  'unOrdinary'는 각각 14억뷰, 13억뷰가 넘는다. 한국, 일본보다 훨씬 더 높은 트래픽과  인기다. 잠재력 있는 북미 시장 상장을 통해 모집한 자금을 작가, 유저, 작품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는데 활용한다면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다.

재계에서도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2대주주로 내려오는 것이 사업적 기회를 넓혀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구글·오픈AI·메타 등에 비해 AI 기술이 크게 뒤쳐져 있는데 천문학적 개발 비용이 지금껏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반일감정만 극복할 수 있다면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