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증거조작 성토장 된 민주당 최고위···'장시호 녹취록' 꺼내 들어

李 모해위증 교사로 한동훈 등 고발 시사 특검 기존 수사 발표 뒤집는 장시호 발언 정유라 주장과 배치 "韓, 탕수육도 사줘"

2024-05-08     이상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위원들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위원이 발언하며 게시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영 술판 회유'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와 특검 소속 일부 검사들과의 뒷거래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꺼내 들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제4팀 소속이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장씨에게 탕수육을 시켜줬다는 발언도 공개됐다. 한 위원장과 장씨의 관계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선물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영상에서도 장씨는 한 위원장과 현대고등학교 동문인 점을 강조했다.

8일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튜브 채널 뉴탐사의 '장시호 녹취록'을 재생했다. 그간 장씨는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을 입수한 직후 아들에게 주고, 아들은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이를 양도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기존의 특검 수사 발표 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장씨의 발언이 확인됐다.

제2 태블릿은 국정농단 사건 과정에서 JTBC가 보도했던 최순실 태블릿이 아닌, 특검에서 조카 장시호 씨가 '최순실 태블릿'이라고 제출한 태블릿을 말한다. 다시 말해 '장시호 태블릿'인데 '최순실 것'으로 둔갑했고, 이 과정에서 특검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이 최순실 씨 측 주장이다.

장씨는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한 당시 특검팀 소속 검사들과의 유대관계를 자랑했다. 2020년 7월 21일 자 녹취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검언유착 의혹에 휘말린 점을 거론하며 "나랑 선후배하고 특검에서 만나갖고 둘이서 악수하고 선후배라고 또 얼마나 탕수육을 이빠이 시켜주고 그러니까 내가 지금 걱정하는 거잖니"라고 말했다.

특히 지인이 "너한테 아이스크림도 주고 이랬다는 거?"냐고 묻자 장씨는 "그렇지 그렇지, 하겐다즈로. 아이스크림도 하겐다즈만 줘요"라고 답했다. 이어 "얼마나 잘생겼어. 키는 얼마나 큰 줄 아냐 너. 얼마나 나이스하고 얼마나 스윗한데"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이는 "제2 태블릿이 조작됐더라도 윤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과는 무관하다"는 정유라 씨의 주장을 뒤집는 발언이다.

지난 2017년 1월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이규철 대변인이 장시호 씨가 제출한 태블릿PC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재판 넘겨진 한 달 뒤에 만나
장시호가 알고 있는 약점 캐묻기도
짜고친 재판 거래·프리바게닝 정황

2020년 10월 9일 자 녹취에선 특검 4팀 소속 김영철 검사가 이재용 회장의 약점을 캐물은 정황도 드러났다. 장씨는 김영철 검사를 '오빠'라고 칭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이 회장의 핸디캡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집 앞으로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이재용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뒤 한 달 뒤의 상황이었다. 

장씨는 지난 2017년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장씨는 법정구속 전 김 검사가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맞을 거라 그랬는데 2년 6개월 엎어치기로 된 거야. 그러니까 김 스타도 거기서 벙찐 거야"라고 말했다.

장씨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특수본과 특검에서 조사를 받아왔는데 법정에서 할 증언을 검사가 미리 써 준 정황도 드러났다. 장씨는 "내일 너 안 나오고 싶으면 안 나와도 된다 해놓고 (검찰에서) 페이퍼를 이만큼 준 거야. 외우라고. 또 와중에 외웠다"라며 "(재판에) 같이 들어온 부부장님이 어제 연습한 대로만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장씨의 녹취록을 폭로한 장경태 의원은 "(검사가) 장씨에게 증언을 대비해 '적어준 내용을 외우라'고 하는 내용 외에도 '김 스타'라고 불리는 검사와의 불륜관계 등 추잡한 일들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 나라가 검사의 나라도 아닌데 검사들의 행패가 만연하고 있어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며 "명백한 모해위증 교사로 검사 탄핵을 넘어 형사 처벌해야 할 중범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