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업 40년' DB손보, 태풍과 산불에도 킵고잉···다음 목표는 베트남
괌·하와이 대형 재해 1억600만 달러 손실 해외원보험 수입 매년 1000억원씩 늘어 80년대 초 괌 침투···현지 MS 1위사 등극
지난해 괌과 하와이에서 대규모의 재해가 발생하면서 미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던 DB손해보험이 1억6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DB손보는 언더라이팅을 강화하고 불량물건을 솎아내면서 앞으로도 해외 영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DB손보의 괌·하와이 지점은 지난해 1억6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손해율은 전년 대비 19.6%포인트 상승한 85.6%를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 대비 21.1% 감소한 1조536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손실은 각 지역에 발생했던 재해 때문이다. 괌에는 지난해 5월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했던 4등급 태풍 마와르가 닥쳐 전기가 끊기고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췄다.
하와이 마우이섬 일대에는 지난해 8월 대규모 산불이 나 라하이나 지역의 유명 관광지가 모두 초토화되고 97명의 사망자와 31명의 실종자, 7000명 이상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재해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온 손실"이라며 "언더라이팅을 강화하고 불량 물건을 솎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주보상파트를 신설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DB손보의 해외 영업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3317억원이었던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2022년 4440억원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5475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 2.2%에서 2022년 2.8%, 2023년 3.2%까지 높아졌다.
이는 손해보험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3185억원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했고 KB손보의 경우 827억원으로 0.9%만을 점유했다.
DB손보는 일찍부터 미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 1980년대 초 괌과 하와이에 진출해 경험을 쌓은 뒤 2010년대에는 본토인 뉴욕과 캘리포니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DB손보는 괌의 손보 시장 18%가량을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DB손보는 해외 호텔과 관공서 등에 재물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자동차보험도 판매 중이다.
미국 외에도 중국 베이징, 인도 자카르타에 DB손보는 사무소를 뒀다. 베트남 진출을 새로운 목표로 삼은 DB손보는 지난해 현지 손보 시장 점유율 9위, 10위 손보사인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의 지분을 75%씩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