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李 지원 약속 받아낸 尹···내년도 예산 통과 우군 확보

이재명, 공론화특위 구성하자 제안 인요한·서명옥도 거수기 역할 전망

2024-04-29     이상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원 약속을 받아내면서 기존의 정책을 강행할 명분을 획득했다. 제1야당 대표와 행정부 수반 간의 공감대는 제22대 국회에서의 관련법 및 예산안 통과 전망을 밝게 한다.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며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그리고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공공·필수·지역 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서 대화와 조정을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정부도 이미 증원 규모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우리 민주당이 제안드렸던 국회 공론화 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앞서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과 같은 국가 본질 기능으로 보고 예산안 편성 지침 재정투자 중점 분야에 '필수의료 지원'을 포함시켰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27일 재정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의학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투자도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이날 "의대 정원 확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그동안 의료계의 압박을 받아온 윤 대통령도 정치적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또 제22대 국회에 관련법과 예산을 처리할 의사출신 국회의원 역시 의대증원과 관련해선 반대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됐다. 전일 열린 제76차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선 "목숨을 걸고 증원을 막겠다"는 임현택 신임회장을 비롯한 의료인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여당측 서명옥·인요한,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자는 의대란 두 글자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인에 대한 강압적인 정책 중단과 정부에 대한 사과 요구는 민주당 측이 제기했다. 전현희 당선자는 "의료를 위기에 몰아넣고 궁극적으로 국민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도 의료계를 무시하고 대화를 거부한 정부에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