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직업 1위' 옛말···교권 추락에 수능 6등급도 교대 합격
9개 교대·초등교육과 합격선 분석 "내년에도 합격선 상승 기대 안 돼"
교권 침해 논란으로 교사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6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교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종로학원이 최근 각 학교 홈페이지에 2024학년도 정시 합격선을 공개한 전국 9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서울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청주교대·부산교대) 합격선을 대학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교권 추락으로 교사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교권침해 실태 설문' 조사 결과 참여자의 99.2%(2370명)가 '교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전국 10개 교대에서 자퇴·미등록·미복학 등의 이유로 중도탈락한 학생이 1037명에 달했다. 2018년 134명에서 2019년 141명, 2020년 228명, 2021년 269명, 2022년 365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광주교대의 경우 지난 2018년 14명이던 중도탈락 학생 수가 2022년 31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교대는 16명에서 53명, 대구교대 10명에서 45명, 공주교대는 25명에서 73명으로 급증했다. 중도탈락 학생 사유는 대부분 자퇴다. 지난 5년간 중도탈락자의 97%인 1004명이 자퇴자로 파악됐다.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져 의대 진학 등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20년 차 현직 교사 A씨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특히 1~3년 차 신입 교사들은 현장에서 교사를 보호하는 '교육활동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교권 침해를 감내하면서까지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실제로 다른 직업을 도전하기 위해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정시 합격선을 공개한 공주교대의 경우 올해 일반전형 입시에서 국어, 수학, 탐구 영역 각 과목에서 최저 6등급을 받은 학생들도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주교대 최종 등록자의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 영역 평균 등급도 전년 2.6등급에서 올해 3.1등급으로 0.5등급 하락했다. 최저 점수 합격자가 받은 과목별 수능 평균은 3.88등급이었다.
합격자의 수능 최저 등급을 공개한 곳은 9개 교대 중 공주교대가 유일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보통 교대는 지방 교대라고 하더라도 내신 1∼2등급, 수능도 2등급대가 합격하는 것으로 인식했는데 이렇게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공개된 합격선은 학교 간 기준점이 동일하지 않아 학교별 점수 비교는 불가능하다"며 "경쟁률이 상승했지만 정시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매우 낮아졌으며 내년에도 합격선 상승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