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여파'에도 KB금융지주 1분기 순익 1조491억원···영업익 10.1%↑

ELS 소비자 보상 비용 8620억원 업계 첫 배당총액 균등 배당 도입

2024-04-26     최주연 기자
홍콩 H지수 ELS 손실로 가장 크게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가 1조원을 넘어선 1분기 순이익을 유지했다. 9000억원에 가까운 ELS 충당부채를 제외한다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홍콩 H지수 ELS 손실로 가장 크게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가 1조원을 넘어선 1분기 순이익을 유지했다. 9000억원에 가까운 ELS 충당부채를 제외한다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5일 KB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감소한 1조4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조1400억원에서 2조3554억원으로 10.1% 증가했지만 영업외손실이 962억원에서 9480억원으로 10배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손실은 홍콩 ELS 손실 고객에 대한 자율 배상 비용에 기인한다. 총 8620억원이 회계상 충당부채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대규모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탄탄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KB금융그룹의 이자 수익은 이전보다 개선됐다.

그룹과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2.11%, 1.87%로 작년 4분기(2.08%·1.83%)보다 0.03%포인트, 0.04%포인트씩 올랐다. 작년 1분기(2.04·1.79%)와 비교하면 각 0.7%포인트, 0.8%포인트 더 높다.

1분기 그룹 이자이익(3조1515억원)도 전년 동기(2조8239억원) 대비 11.6% 증가했다. 다만 직전 작년 4분기(3조1834억원)보다는 1% 정도 적다.

비이자이익(1조2605억원)은 지난 1분기보다는 18.7% 감소했다. 순수수료이익(9901억원)은 증권매매 수수료와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등을 중심으로 8.3% 늘었다. 그러나 시장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라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타영업이익(2704억원)이 57.5% 급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지난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으로 4284억원을 쌓았다. 다만 작년 1분기(6682억원)와 직전 분기(1조3782억원)보다 각 35.9%, 68.9% 줄었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3895억원)이 1년 전(9315억원)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라이프생명(1034억원)도 20.7% 줄었다. 그러나 KB증권(1980억원)과 KB손해보험(2922억원), KB국민카드(1391억원)의 순이익은 각 40.8%, 15.1%, 69.6%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1분기 배당금을 주당 784원으로 결의했다. 새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 도입도 확정됐다. 이 제도는 연초 미리 최소 배당총액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 각 분기에 똑같이 현금배당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올해 현금배당 총액은 1조2000억원으로 결정됐다. 만약 이익이 전망보다 늘어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이 추가로 병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