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거전 과열···'여전사' 추미애 부상에 국힘 긴장

민주, 결선투표 룰 놓고 신경전 秋 "기계적 중립 아닌 민심을" 나경원 "합의 정신 가장 중요"

2024-04-25     이상무 기자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 /연합뉴스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다선 의원들 간 기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될 수 있는 추미애 당선인이 선명성을 부각하면서 떠오르자 국민의힘에선 위기감이 감지된다.

2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인 '재명이네 마을' 팬 카페에 따르면 개혁의딸(개딸)은 최근 추미애 당선인을 ‘추 장군’으로 부르면서 국회의장으로 뽑기 위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경쟁자인 조정식·정성호 의원에 대해선 ‘불가론’을 펴며 사실상 지지 철회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다선 중에서는 6선이 될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이 될 정성호 의원 등이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여기에 올드보이로 귀환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당선인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은 경쟁이 과열되자 의장 선출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현행 재적 의원 다수결에서 과반 득표로 강화하고 결선투표도 도입하기로 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차점자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전까지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선출할 때 당내 최다선 의원을 추대하거나 2명 정도의 소수 인원이 경선을 치르는 방식을 취하곤 했지만 원내대표 선출과 같은 엄격한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의장단 선거는 총선 이후 첫 집회일에 실시된다.

총선 결과 당에서 압도적 다수가 된 친명계 의원들의 의중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장 도전 후보군이 표심을 얻으려는 '명심 경쟁' 양상도 나타났다. 

일찌감치 도전을 공식화한 추미애 당선인은 룰 변경을 주장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왕에 룰을 바꿀 거면 당심도 민심도 반영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룰을 갑자기 선거 앞두고 바꾸려면 그렇게 공평하게 바꾸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결선투표제 실제 도입 시 친명계 표가 조정식·정성호 의원으로 나뉘다가 한명에게 집중되는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당선인은 “저에게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면 그런 시대의 사명, 소명을 다하고 헌신하겠다는 각오”라며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병석 전 의장을 겨냥 "쭉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확 넣어 멈춰버려서 죽도 밥도 아닌 정말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우를 범한 그런 전례가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군이 국회를 주도하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는 합의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다수결보다 합의가 먼저"라며 "다수당이 늘 국회의장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추미애 전 장관은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라는 발언까지 했다"며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는데,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럽다"고 직격했다.

추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추·윤 갈등 끝에 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당적을 이탈해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게 국회의장직인데 현재 출마한다는 이들 다 편향적일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추 당선인이 맡으면 윤석열 정부 탄생에 대한 개인적 원한이 있기에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직권 상정을 많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