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위해 리밸런싱···SK그룹 지정학 리스크 점검 회의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룹 내 사업을 점검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 작업을 추진해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한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SK는 23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열린 '4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장용호 SK㈜ CEO, 박상규 SK이노베이션 CEO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해 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경영진과의 만남에서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를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그룹 최고협의기구로, 계열사 CEO들이 매월 1회 자율적으로 모여 그룹 내 현안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선 일부 계열사의 투자 및 사업과 관련해 지정학 리스크 등에 대한 예측과 대응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창원 의장은 “환경변화를 미리 읽고 계획을 정비하는 것은 일상적 경영활동인데 잘 대비한 사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다”라며 “CEO들이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미래 성장에 필요한 과제들을 잘 수행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사업군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포트폴리오, 탄탄한 기술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면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자신감을 갖고 기민하게 전열을 재정비하자”고 당부했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다양한 TF를 발족해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추진중이다. 장용호 사장은 “각 사업회사의 최대주주로서 각 사 밸류업을 위해 이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기업가치 향상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규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포트폴리오를 과거와 현재의 성과, 미래 전망, 수익성 등 다방면에서 평가해 제한된 자원을 최적 배분하고 있다”며 “기존 에너지·화학 사업은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SK온 배터리 사업은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계열 임직원 워크숍에서도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지속적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비롯한 국내외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