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10.60% 급등···‘금리 인하 지연’ 악재에도 살아남은 미 AI 기업
“물가 목표 진전 부족 고금리 지속 가능” 테슬라·애플·BOA·JPM·웰스파고 등 은행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어도비↑ “AI 큰 그림 잡아야, 기하급수적 성장 추세”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전 세계 증시가 상승하던 중 과속방지턱을 만났지만 IT(정보기술) 및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은 그대로 직진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의 지연을 시사하는 등 증시 악재에 테슬라와 애플이 약 2% 하락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이 상승 마감하며 미래 유망 기업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17일 여성경제신문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구성 종목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판매가 둔화한 전기차와 휴대폰 기업 주가는 하락했지만 AI 관련 종목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16일(현지 시각) 테슬라가 전장 대비 2.71% 내린 157.11달러에, 애플은 1.92% 내린 16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 인하로도 막을 수 없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테슬라는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또 애플은 중국에서의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1분기 전 세계 출하량이 10% 감소, 이는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은행주도 하락했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프아메리카가 전날에 비해 3.53%나 하락했다. 1분기 순이익이 순이자 이익 감소로 지난해 대비 18% 급감했기 때문이다. 제이피모간체이스도 1.15%,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도 각각 0.92%, 1.00% 주가 하락 행렬에 동참했다.
실적 악화와 동시에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도 증시 하방의 센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새벽(한국 시각) 파월 의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위축된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화 여지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미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이날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0.41포인트(-0.21%) 내린 5051.41에 거래를 마쳤다. 이미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3.5%)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 지연 가능성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고 이는 미국 증시를 며칠간 뒷걸음질 치게 했다.
IT 및 반도체 등 AI 테마주는 살아남았다.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1.64% 상승한 874.15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는 0.23% 상승한 414.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10.60%나 급등하며 IT 기업이 건재함을 보여줬고 건강보험사 유타이티드헬스도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5.2% 상승했다. 브로드컴이 1.40% 상승, 넷플릭스가 1.71% 상승, 어도비도 1.30% 상승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는 “AI는 (인류의) 생산성과 자산 가격에 엄청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AI 발전 궤적은 컴퓨팅 파워와 알고리즘, 데이터 가용성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기존의 기하급수적인 성장 추세를 뛰어넘는 미래를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3~4년 동안 자산 가격을 크게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