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역구 의원 역대 최다 36명···사상 첫 女 국회의장 탄생 기대

비례까지 합쳐 전체 60명으로 20% OECD 평균 33.9% 비해 낮은 수준 野 추미애 6선·與 나경원 5선 고지

2024-04-14     이상헌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나경원 전 의원이 선거 유세 도중 연설을 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

제22대 총선에서 역대 최다의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선출됐다. 여성 후보를 홀수에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의 약진이어서 의미가 깊어 보인다.

14일 여성경제신문이 22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를 종합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에서 24명, 국민의힘에서 12명 총 36명의 여성 지역구 의원이 탄생했다.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29명을 깨는 기록이다.

민주당 41명, 국민의힘 30명, 녹색정의당 7명, 개혁신당 6명, 진보당 5명, 새로운미래 3명, 자유통일당 2명 등 총 97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다.

여성 지역구 당선자는 주로 수도권에 집중됐는데, 서울은 11명, 경기에서는 14명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먼저 한강 벨트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서울 동작을에서는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자가 민주당 류삼영 후보를 이겨 22대 국회 입성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 가운데는 최다선(5선) 의원이 됐다.

민주당 경기도 하남갑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6선에 성공해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문턱에 섰다. 원내 제1당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김상희(4선) 민주당 의원이 첫 여성 국회 부의장이 돼 주목받았다.

격전지에서 활약도 돋보였다. 광진을에서는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와의 접전 끝에 당선됐다. 출구 조사에서 패배할 것으로 나타났던 경기 성남분당을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김병욱 민주당 후보를 누르며 재선에 성공했다.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기에서는 민주당 이재정 후보가 안양동안을에서 국민의힘 심재철 후보를 이기며 3선 중진이 됐다. 이재명 대표의 깜짝 영입으로 용인정에 출마한 이언주 후보도 3선 중진으로 합류했다. 경북에서는 포항북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후보가 3선에 성공했고 경산에서 무소속 최경환 후보와 맞붙은 정치신인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가 당선돼 이변을 일으켰다. 대전에서는 지역 최초로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민주당 소속 박정현(대덕구) 후보와 황정아(유성구을) 후보가 주인공이다. 

공직선거법엔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조항이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699명의 공천 후보 중 96명만이 여성 후보자였다. 지역구 당선자 수는 늘었지만 전체로 따지면 여전히 인구구성 대비 여성 정치인의 비율은 낮은 수준이란 얘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통계를 보면 민주당은 254명 중 41명(16.14%)을, 국민의힘은 30명(11.81%)의 여성 지역구 후보를 공천했다. 그 결과 여성 지역구 당선자는 14% 정도다. 비례대표를 모두 합쳐도 전체 의원 중 여성은 60명으로 20%에 그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23)'에 따르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0.680으로, 전 세계 146개국 가운데 105위를 기록했다. 특히 정치권력 분배 부문 가운데 '의회에서의 여성 비율'은 전 세계 84위였다. 전체 의원 300명 중 여성이 57명(19%)이던 21대 국회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3.9%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