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원 라면·1000원 맥주 내놓는 편의점···‘초저가 마케팅’으로 점유율 경쟁 격화
편의점 4사 초저가 마케팅 집중 소비기한 임박한 마감할인 인기 집객 위한 가격 경쟁 치열해질 전망
최근 고물가에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편의점 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초저가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편의점 업체 간 점유율 경쟁까지 치열해지고 있어 고객 유입을 위한 가격 경쟁에 한층 더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이 초저가 할인 경쟁에 나서 눈길을 끈다.
먼저 CU가 지난 2월 15일 출시한 880원짜리 초저가 컵라면이 출시 이후 7주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일평균 8400여 개, 1시간에 350여 개 판매되는 수치다. CU가 기획하고 팔도가 제조하는 상품으로, CU에서 판매 중인 용기면 중 최저가다. 제조사 브랜드(NB) 상품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CU 측은 고물가에 런치플레이션(점심값 급등) 등의 영향으로 편의점에서 알뜰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이들을 겨냥하기 위해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U의 최근 3년간 라면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8.6%, 2022년 25.6%, 2023년 23.7%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GS25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론칭한 ‘마감할인’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GS25 전용 앱인 ‘우리동네GS’에서 소비기한이 임박한 신선식품(FreshFood, 이하 FF)을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다. 마감 할인으로 등록된 상품의 판매 수량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3월 6.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및 런치플레이션 시대에서 가성비 높은 편의점의 먹거리 수요가 크게 주목받고 있는 점과 합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려는 고객들에게 할인 폭이 큰 중고, 마감 상품 등의 인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역대 최저가에 도전하는 ‘천원맥주’ 행사를 4월 한 달간 진행한다.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인 'Damm(담)' 그룹에서 생산하는 필스너 맥주 ‘버지미스터(500ml)’ 상품을 약 35% 할인된 가격인 4캔 40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24는 이달 말일까지 2000여 개 상품에 대해 1+1, 2+1,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나들이객이 증가하는 시즌에 맞춰, 이달 말일까지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 음료·과자·간편 먹거리 등 480여 종의 상품에 대해 1+1행사를 진행한다.
GS25·CU ‘1위 타이틀’ 수성 경쟁 치열
세븐일레븐·이마트24도 점유율 확보 집중
편의점 업계가 이처럼 가격 경쟁에 나선 까닭은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함도 있지만 우선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GS25와 CU는 편의점 업계 1위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점포 수에서는 CU가 앞서지만 매출은 GS25가 앞선다. 지난해 기준 점포 수로는 CU가 1만7762개, GS25는 1만7390개로 CU가 더 많다. 매출은 GS25가 8조2456억원, CU가 8조1317억원으로 GS25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 3,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최근 한국미니스톱 점포 통합을 완료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통합 대표를 맡고 있어 바잉파워(구매력) 제고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소비 침체 상황에서 편의점 산업도 전년 대비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돼 저가 마케팅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지난 1월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편의점 시장은 전년 대비 5% 수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전년도 베이스는 낮아지지만, 가격 상승효과도 크지 않고 소비 둔화로 객 수가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산업성장률이 5~6% 수준으로 둔화하지만, 그래도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태 대비 비용 부담이 가장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편의점 업체들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통상적으로 객 수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상품을 지속 출시하는 데 이어, 연관 상품 구매 비중이 높은 식품 위주 MD 강화로 객단가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