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전자 키트까지 별걸 다 파네”···이색상품 판매 나선 편의점
금 카드부터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출시 성인 10명 중 7명 “이색상품 사러 간다” “고객 유입 차원···생활플랫폼 자리매김”
편의점 업계가 다양한 이색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이목 끌기에 나섰다.
기존에 단순한 저가 상품으로 경쟁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차별화된 이색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과 가맹점, 업체 모두 상생하는 생활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단 취지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가 금부터 유전자 검사 서비스, 음반, 스포츠 포토카드, 타이어 등을 판매해 눈길을 끈다.
CU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 및 인증한 ‘카드형 골드’ 10종을 지난 1일부터 한정 수량 판매한다. 카드형 골드는 다양한 중량의 골드바를 카드 형태 케이스로 제작해 소장성을 높인 상품이다.
최근 금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가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0.5g, 1g, 1.87g 세가지 종류의 카드형 골드 10종을 판매한다. 중량에 따라 MBTI 카드, 축하 메시지 카드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모든 상품에는 국내 유일의 KRX 금시장 품질인증기관인 한국조폐공사가 순도 99.99%를 보증하는 정품 보증서와 고급 케이스가 동봉된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 점포에 비치된 QR코드로 접속해 결제한 후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문자 메시지 링크에 배송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온라인에서는 자체 커머스앱 포켓CU의 홈배송 탭에서 구매 가능하다.
GS25는 글로벌 유전자 분석 기업 마크로젠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유전자검사 연계 서비스 상품을 지난달 정식 출시했다.
GS25가 이번에 선보인 유전자검사 연계 서비스 상품은 마크로젠이 운영하는 건강관리 플랫폼 젠톡의 ‘All 패키지 129’이다. 타액만으로 손쉽게 검사가 가능하며, 피부·모발, 운동, 영양소, 식습관, 건강관리, 개인 특성 등 6개 카테고리 129가지 항목의 최다 유전자검사 분석 결과 등을 받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상품이다. 구매를 완료한 고객에게 ‘All 패키지 129’ 이용권이 모바일 메시지로 전송되고, 고객이 젠톡 앱에 해당 이용권을 등록하면 원하는 배송지로 유전자검사 키트가 택배 발송되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스포츠 포토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K리그 파니니카드를 처음 출시한 이후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파니니카드, 농구, 배구 카드 등을 포함해 세븐일레븐 전체 스포츠 카드 판매량이 250만팩을 넘어서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EPL 파니니카드의 스페셜 버전인 ‘EPL플러스 파니니카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탈리아의 세계 최장수 스포츠카드 기업인 ‘파니니’에서 제작하는 콜렉팅 포토카드로, 일명 ‘축구계의 포켓몬 카드’로 불리기도 한다. EPL플러스 파니니카드는 국내 축구팬들을 위해 기존 EPL 카드의 기본 구성에 손흥민, 황희찬의 스페셜 카드가 추가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포토카드로 인해 카드 수집 문화가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스포츠 분야에 있어서도 콜렉팅 카드에 대한 국내 스포츠팬들의 수집 욕구가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며 “이런 덕후들의 니즈를 잘 읽어낸 마케팅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설 연휴부터 차량 서비스 전문 플랫폼 ‘타이어픽’과 손잡고 10종의 타이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대표 타이어 브랜드 상품들로 차종에 맞춰 구매 가능하다. 희망하는 모델로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주문 접수 후 문자로 예약 링크를 받아 접속, 희망하는 타이어 장착소와 시간을 선택 후 맞춰서 방문하면 된다.
이마트24는 업계 단독으로 ‘조용필 한정판 USB음반’을 판매한 데 이어 최근 클래식 음반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트24는 오는 19일 정신 발매하는 임윤찬의 새 음반 ‘쇼팽 에튀드’를 편의점업계 단독으로 오는 16일까지 선주문 판매한다. 이마트24 모바일앱 ‘예약 주문하기’를 통해 직접 지정한 날짜와 선택한 매장에서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종합건설사인 ‘YMK종합건설’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조립식 주택’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수입차와 전기차부터, 지난 3월에는 노래방 기기 전문업체 TJ(태진)과 손잡고 노래방박스를 판매, 지난 2022년에는 골프 열풍에 맞춰 스크린골프박스인 ‘스윙박스’를 판매한 바 있다.
"편의점서 이색 경험·재미 구매할 수 있어"
편의점업계 "고객 유입 및 충성 고객 확보"
편의점의 이색 상품은 소비자에게도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편의점은 '이색경험'과 '재미'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답변자 중 66.8%가 편의점에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상품들이 많다는데 공감했고, 66.5%는 특정 편의점에서만 파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러’ 해당 편의점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은 이색 상품 판매가 수익보다 고객 유입 차원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존 편의점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 상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다양해진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소비자 관심도 상승과 충성 고객을 모으기 위한 의미가 크다”며 “실제로 고객들의 관심도도 높고 구매율도 꽤 높은 편이며, 앞으로도 트렌드에 맞는 이색 상품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