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도 한류"···해외서 훨훨 나는 K-베이커리
CJ푸드빌, 뚜레쥬르 해외 최대 실적 SPC 파리바게뜨, 이탈리아·미국 확대 K베이커리, 미국서 ‘300여 종 다제품’ 동남아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한국식 베이커리가 미국, 동남아 등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들은 해외 현지에서 매장 수를 늘리며 보폭 확대에 나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SPC의 파리바게뜨 등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국내 출점 규제, 내수 성장 한계 등의 이유로 해외 현지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베이커리 해외 사업의 고성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447억원,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2%, 73.6% 증가했다. 지난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래로 영업이익은 연평균 300% 이상 성장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다. 현재 7개국에 진출해 있는 CJ푸드빌은 미국·인도네시아·베트남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이들 법인 모두 흑자를 냈다.
미국 시장에서 뚜레쥬르의 인기가 높다. 뚜레쥬르는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국내 베이커리 업계로는 최다인 미국의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100호점을 돌파했다. CJ푸드빌은 오는 2030년 미국 내 뚜레쥬르 100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1억 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 베이커리의 '다제품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현지의 기존 베이커리는 소품종으로 빵을 선보이는 데 반해 한국 베이커리는 300개가 넘는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고 있어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다양한 종류의 빵을 취급하지 않고 보통 소품종으로 나가는 데가 많다”며 “한국 베이커리는 200~3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빵을 먹을 수 있어서 현지에선 ‘빵 백화점’이라는 말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현지에 주로 판매되는 버터크림 케이크가 아닌 생크림 케이크라서 케이크 제품군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베이커리 카페’ 콘셉트의 프리미엄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은 흑자 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6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자카르타, 땅그랑, 브까시, 반둥, 발리, 메단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더욱 많은 매장 출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1등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최근 동남아에 이어 미국, 유럽으로 진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이후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진출해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을 위해 SPC그룹이 지난달 방한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프랑스, 영국에 이어 유럽 내 3번째 진출국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EU에서 가장 큰 제빵 시장으로 꼽힌다.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211억 달러(한화 약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서도 매장 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하와이에 파리바게뜨 ‘비숍 스트리트 점’을 개점했다. 미국 파리바게뜨의 160번째 매장으로, 호놀룰루의 핵심 비즈니스 상권에 위치했다. 파리바게뜨는 비숍 스트리트점을 포함해 향후 알라모아나, 펄 시티 등 하와이의 유력 관광지와 상업지역에 점포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동남아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20호점 '스퀘어2'점과 캄보디아 3호점 ‘민쩨이 에비뉴점’을 오픈했다. 특히 스퀘어2점은 쇼핑몰 안에서 쇼핑과 식사, 여가 등을 즐기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몰링' 트렌드에 맞춰 쇼핑객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그랩앤고(Grab&Go) 코너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SPC그룹은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 제품 생산기지인 ‘조호르바루 공장’의 건립을 통해 세계 인구의 24%에 달하는 19억 무슬림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각 국가의 문화적 특성에 맞춰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파리바게뜨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며 “올해에는 하반기에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 제빵공장이 완공되는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