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케어] ⑤ "발달장애인 자녀‧홀몸 부모님 정신건강, 스마트 조끼 하나로 관리해 주세요"

"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친구와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다가 발달장애 아동에게 안정감을 주는 조끼를 개발했어요.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르신 등 돌봄이 필요한 많은 사람에게 입혀봤죠. 보호자들은 바로 옆에서 가족의 상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생체 정보를 수집해 착용자의 심리 안정을 책임지는 스마트 조끼 허기는 그렇게 탄생했죠."

발달장애인,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기 주입을 통해 안정감을 선사하는 중량 조끼 '허기'를 개발한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 돌봄드림의 김지훈 대표를 만났다. 돌봄드림에서 개발한 허기(Huggy)는 일반 중량 조끼보다 가벼워 착용자에게 부담이 적고 보호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생체 정보를 수집해 착용자의 감정 상태와 스트레스, 위치 등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조끼다.

28일 여성경제신문이 김 대표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간략한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돌봄드림은 데이터 기반 올바른 건강 관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이에요. 사회적 문제 해결과 기업 경영을 동시에 하는 소셜벤처 창업의 꿈을 키워왔어요. 이후 우연한 계기로 돌봄드림 설립에 대한 힌트를 얻었어요. 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친구와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던 중 허기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이 3년에서 5년에 달하는 대기시간으로 인해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020년 돌봄드림과 허기가 탄생했죠."

—스마트 조끼 '허기'를 만들게 된 계기와 사용 방법, 효과가 궁금합니다.

"처음 구상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중량 조끼를 발견하고부터였어요. 발달장애 성장기 아동의 골격에 무리를 주고, 평소에 입고 있을 수 없는 조끼를 통해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고 안아주는 느낌을 다르게 구현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공기 주입을 통해 안아주는 느낌을 구현하면 골격에 무리도 안 주고 평상시에도 옷처럼 입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만든 제품을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돌봄이 필요한 많은 사람에게 입혀봤고, 그 과정에서 보호자들은 바로 옆에 있는 돌봄 대상의 상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게 됐죠. 기존 조끼에서 생체 정보를 수집해 착용자의 감정 상태와 스트레스, 위치 등을 모니터링하면 보호자에게 가장 필요한 제품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스마트 조끼 허기가 탄생했죠."

—'허기'의 주 대상은 누구이고, 수요와 만족도는 어떤 편인지 궁금합니다.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관련 기관이 주 고객층이에요.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기능과 함께 보호자도 여러 발달장애인을 관리하기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죠. 조끼의 원리는 신체에 적절한 압력을 가하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안정감을 주는 호르몬이 나오게 되는 원리에요. 허기 조끼가 택한 심부압박(Deep Touch Pressure)은 무거운 솜이불을 덮거나 다른 사람에게 안겼을 때 안정감을 느끼듯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착용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해요. 또 생체 정보를 수집해 스트레스와 감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해 관리하기 편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요."

—'허기'를 개발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제조를 처음 해보는 것이기도 하고 의류도 처음 만들어보는 과정이어서 의류를 제작하는 작업지시서를 많이 작성하거나 금형을 여러 차례 수정하며 스타트업으로서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발생했죠. 이를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잘 극복했고 그런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허기'에는 어떤 기술이 접목돼 있나요.

"조끼를 통해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을 비접촉식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기존의 불편했던 접촉식으로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에서 비접촉식으로 변경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측정하고자 해요. 아마 노인, 유아 등 다수의 인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죠."

—노인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조끼 기반의 관제 플랫폼 '클로멘탈'도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허기의 피보팅이라고 할 수 있는 시니어 계층을 위한 스마트 조끼, 클로멘탈(Clomental)을 개발 중이에요. 이 조끼는 입고만 있어도 심박수, 호흡, 심장 리듬, 심박 볼륨 등의 생체 데이터 측정과 위치 파악이 가능해요. 조끼와 연동되는 앱에서는 착용자의 생체 데이터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관리자가 대시보드를 통해 다수 시니어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해 수월하게 조치할 수도 있죠. 또 위급상황 발생 시에는 보호자 알림과 함께 위치 기반으로 근처 119에 신고하기 때문에 주변에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 경우에도 안심할 수 있어요."

—발달장애인을 위한 허기에 이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복지관을 많이 방문하다 보니 한 명의 관리자가 여러 노인을 한 번에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생체 정보 모니터링을 하는 디바이스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스마트 워치는 불편해서 많은 노인이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끼 형태로 구현을 하면 훨씬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죠. 클로멘탈을 통해 비상시 알림을 주고 멘탈 리포트도 제공하고자 해요. 2024년 상반기 내로 출시 예정입니다."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립하기 잘했다 혹은 '허기'를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 있다면.

"저희가 만든 제품이 발달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동기 부여가 돼요. 사회적, 환경적, 법적 책임을 지키며 사업하는 기업에 주어지는 비콥인증을 획득하거나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30인' 선정되기도 했죠. 이러한 결과가 주어질 때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더해져요."

※ 여성경제신문은 [실버케어] 시리즈 종료 후 오는 10월 실버케어페스타를 개최합니다. 아래 포스터를 클릭하면 사전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