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장 3년째 맞은 레고랜드, 줄어든 방문객 회복할 수 있을까

27일 레고랜드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 개최 200억원 투자 '닌자고 라이드' 착공식 진행 지난해 연간 방문객 개장 첫 해 대비 감소

2024-03-27     류빈 기자
27일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개장 3년째를 맞아 올해 시즌 오픈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내에서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류빈 기자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춘천 레고랜드가 200억원을 투입해 신규 놀이기구를 세우고 계절별 특화 테마를 선보이며 방문객 끌어당기기에 나섰다.

지난 2022년 5월에 오픈한 레고랜드는 개장 초기 연간 방문객 200만 명을 예상했으나 실제 3분의 1도 못 미친 성적표를 받아 모객을 위한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개장 3년째를 맞아 올해 시즌 오픈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내에서 개최했다. 이와 함께 2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는 신규 놀이기구 ‘닌자고 라이드’ 착공식도 간담회 직후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대표는 “레고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어린이와 가족들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레고랜드가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뭘까 고민한 끝에 ‘파이럿츠 플라자’ 등 테마가 있는 물놀이 공간을 만들고,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레고 시리즈인 ‘레고 닌자고’의 테마를 적용한 신규 놀이기구 ‘닌자고 라이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에서 ‘호캉스’라는 단어를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것 같다”며 “호텔에 대한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중 4개 시즌별 테마·시설 및 체험 엔터테인먼트 강화
2025년 상반기 '닌자고 라이드' 오픈···"고학년 어린이 대상"


2022년 전세계 10번째 레고랜드로 춘천에 오픈한 레고랜드 코리아는 만 2세에서 12세 어린이와 가족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테마 파크와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레고랜드는 레고 IP를 활용한 유일한 테마파크로 1968년 덴마트 빌룬드에 최초의 파크를 오픈한 후, 영국, 독일, 미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일본 등으로 지속 확장 오픈해왔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이 함께 하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오는 29일부터 2024 시즌을 시작한다. 봄 축제 콘셉트의 ‘브릭풀 스프링 페스타’를 시작으로 여름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된 물놀이 프로그램, 가을 시즌 브릭 오얼 트리트, 겨울 시즌 메리 브릭스마스 등 연중 4개 시즌별 테마와 함께 40여개 이상의 엔터테인먼트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올해 레고랜드 코리아는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여름 시즌 물놀이 ‘워터 메이즈’를 테마 공원 내 ‘해적 클러스터’와 연계해, 테마가 있는 ‘물놀이 구역(Wet Zone)’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레고 IP를 적용한 식음료 메뉴도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레고랜드는 올해 국내 최초로 전 직원이 공인자폐센터(CAC) 교육 과정을 수료해 자폐 및 기타 감각 장애가 있는 모든 가족을 적절한 방식으로 케어하고 응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레고랜드는 장애인 가족을 위한 편의 제도인 ‘히어로 패스’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전 시설에서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착공식이 진행된 신규 놀이기구 닌자고 라이드와 관련해 이순규 대표는 “이번 신설 라이드는 좀 더 나이가 있는 고학년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라이드가 될 것”이라며 “저학년과 고학년 미취학 아동이 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맞춰가는 개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내에서 2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상반기 오픈할 예정인 신규 놀이기구 ‘닌자고 라이드’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류빈 기자

지난해 방문객 63만 명···전년 대비 감소
세금 투자 대비 경제효과 미미 지적도
"지역 고용창출·지역축제 활성화 나설 것"


다만 레고랜드의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성적표는 미미하다. 레고랜드의 연도별 방문객은 개장 첫해 65만 명,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63만 명으로 집계됐다. 개장 당시 연간 방문객이 150만~200만 명 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향후 300만 명까지도 목표했던 것과 달리 3분의 1에 그친 수준이다.

한 달 만에 150만 명이 방문한 화천 산천어 축제 등 다른 지역 겨울 축제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에 레고랜드에 투입된 세금만 2000억원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창출과 지방세수 등 지역에 미치는 상생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레고랜드 운영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 방문객 수치를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레고랜드 코리아 밖에 없다”며 “레고랜드 코리아 정직원이 200명 정도 살면서 지내고 있고 피크 시즌에는 800명 정도의 현장직이 일하고 있다. 춘천시에서 대부분 살고 있고 인건비만 해도 수백억이 된다. 어느 정도 경제효과를 내고 있고 투자를 함으로써 경제효과는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부지에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빈 공터가 남아 있다. /류빈 기자

레고랜드에 따르면 현재 레고랜드 전체 직원의 77%가 강원도민 출신으로 지역 고용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지역민 고용 비율을 90%까지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레고랜드는 지난달 춘천시와 함께 '춘천 지역의 축제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은 레고랜드가 춘천 마임축제, 춘천 막국수 닭갈비 축제 등 대표적인 지역 축제에 5만4000㎡ 면적의 하중도 부지를 축제 부지로 무상 제공하고, 춘천시와 함께 공동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멀린 앤터테인먼트가 올해 말까지 세계 20곳에서 운영 중인 테마파크 등 관광지에서 입장객이 몰리는 시간대 이용료를 더 비싸게 받는 ‘서지 프라이싱’(탄력요금제) 방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으나, 국내 레고랜드에서는 적용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 테마파크에서 서지 프라이싱을 적용 하기에 국내적 정서에서 아직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수요에 맞게 가격 정책을 정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고, 우선은 예약하면 할인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직까지는 (탄력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