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선한 품질을 식탁 위로"···'푸드 콤플렉스' 구축 앞둔 하림
온라인 물류센터 연내 완공 라면·즉석밥·가공식품 바로 배송 동물복지 통해 닭고기 품질↑
“하림 퍼스트키친은 가장 신선한 재료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나갈 수 없다는 식품철학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듭니다.“
하림이 제조부터 유통까지 모두 가능한 ‘푸드 콤플렉스’를 발판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낸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제품을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 식탁까지 빠르게 보내겠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의지가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2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하림그룹이 추구해 온 육계농장(생산)·공장(가공)·시장(판매)을 아우르는 '삼장(三場)통합경영'이 종합 식품 사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 21일 방문한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퍼스트키친'과 망성면에 있는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우선 식품공장인 퍼스트키친은 부지면적만 12만3429㎡으로 약 3만6500평에 달한다. 이곳에는 키친의 약자를 따서 K1, K2, K3 총 3개의 건물이 있다. K1이 육수와 국탕찌개, 튀김, 볶음밥, 만두 등을, K2에서 더미식, 푸디버디 등 브랜드의 면류 제품, K3에서는 즉석밥을 생산한다.
온라인 물류센터 연내 완공
배송단계 줄여 D2C 구축
K1과 K3 사이에는 총 6층으로 된 온라인 물류센터가 자리해 있다.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이 물류센터에는 각 동에서 생산된 제품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브릿지가 연결돼 있다. 브릿지를 통해 갓 생산된 제품이 바로 물류센터로 이동돼 신선한 품질을 소비자 식탁까지 빠르게 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림은 제조시설부터 유통까지 한 곳에서 진행하는 이곳을 ‘하림 푸드 콤플렉스’라고 일컫는다. 즉 배송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한 끼 식단에 맞춰 K1~K3에서 생산된 각 제품을 합 포장해 내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온라인 물류센터에만 1400억원 이상 투자됐다. 하림 산업이 현재는 투자비용 때문에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훗날 제품을 제조하고 생산하는 이 기지에 유통 판매 기지가 같이 있는 하림 푸드 콤플렉스를 통해 고객이 주문하면 중간에 유통 과정 없이 바로 D2C(기업과 소비자간 직접 거래), 즉 하림키친에서 생산된 신선한 제품이 가정의 주방까지 바로 갈 수 있는 게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라이드’라는 식품 모바일 플랫폼, 자사몰 등 여러 채널에서 고객들이 체중 관리나 기호 등에 맞게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한 끼 식단을 짜서 주문하면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합 포장이 되는 방식으로 준비 중”이라며 “지금은 냉동, 냉장, 상온 제품이 물류도 따로 있고 포장도 따로 돼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이 센터를 통해 성질이 다른 3가지 제품들이 합 포장 되고 이곳 1층에서 바로 고객의 집으로 배송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선 재료로 만든 라면
첨가물 넣지 않은 즉석밥
하림은 제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가장 첫 번째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에 힘주는 이유도 이러한 품질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최근 하림이 주력해서 밀고 있는 ‘더미식 장인라면’도 퍼스트키친의 K2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김홍국 회장의 딸이 라면만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져 신선한 자연 재료만을 사용해 개발한 소스로 출시한 제품이 더미식 장인라면이다.
K1에서 닭뼈,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신선한 재료를 20시간 동안 우려 만든 육수를 기반으로 17시간 농축해 생산된 액상스프가 K2로 오게 된다. 이 스프와 K2에서 만들어지는 면과 건더기 스프가 함께 포장돼 하나의 라면으로 만들어진다.
K2에는 유탕면 라인과 건면 라인이 있다. 특히 하림은 라면도 건강하게 즐기고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건면 생산라인을 고가의 최첨단 설비로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타사 건면은 위에서 열풍만을 불어서 면을 건조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면이 푸석푸석해지고 얇아진다. 반면, 하림은 최첨단 공법인 ‘제트 노즐 공법’을 활용해, 면대가 지나갈 때 온풍과 함께 위아래에 붙어있는 수많은 노즐들이 바람을 불어넣어서 면을 건조시키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빠르게 면을 건조를 시켰을 때 면에 팽화 작용이 일어나면서 면대에 공기층이 생긴다. 이에 건면이지만 유탕면과 유사한 형태의 식감을 갖게 된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유탕면과 건면 라인 각각 2개씩 운영하고 있는데 1시간당 1만8000개 생산된다. 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하루에 72만개까지도 나온다”면서 “현재 3개의 라인을 더 만들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놓고 있으며 조만간 설비 증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더미식 즉석밥도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즉석밥은 장시간 유통하다 보니 타사 제품의 즉석밥의 경우 변질을 막기 위해 0.1~0.3%의 첨가물이 들어간다. 이 첨가물이 몸에 해로운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하림은 가정에서 밥을 지을 때처럼 100% 쌀과 물로만 만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즉석밥 생산 공정은 나사 클래스100 수준의 클린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타사에 비해 1개월 더 긴 유통기한이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룸 내 마이크로 필터를 통해서 외부에 있는 여러 부유물이나 유해 물질들을 차단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뜸 들이는 과정도 차별화시켰다. 타사는 포장지를 벗기려고 할 때 포장지가 수축돼서 밥 위에 바로 붙어있는데, 이는 취반이 끝난 밥을 열수에 바로 담가서 뜸을 들이고 꺼내면 냉수에 담가서 또 냉각하는 방식으로 온도가 급변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밥알이 눌리지만 하림의 경우 100도 이상의 스팀을 12분 동안 찌워내면서 천천히 뜸을 들인다. 그리고 온도를 조금씩 낮춰가면서 서서히 냉각해 온도 변화가 급격하지 않다. 그래서 포장지가 수축되지 않고 공기층이 살아있는 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림 관계자는 “더미식 즉석밥의 잡곡밥 제품은 잡곡 함유량이 높다”며 “흑미 같은 경우는 다른 곳은 7~8%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더미식은 15%를 함유하고 있어 색감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메밀 잡곡밥도 다른 곳은 15% 함유가 일반적이지만 저희는 30%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통해 신선한 닭고기 생산
하림은 본업인 ‘닭고기’ 사업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동물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된 닭고기는 곧 신선함과 좋은 품질로 직결된다는 하림의 철학이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의 공정 설비에도 반영됐다.
하림은 닭들을 던져서 넣고 꺼낼 때도 털어서 꺼내야 하는 어리장을 사용하지 않고, 노란색 전용 상자를 개발해 닭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하게 이동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계 전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도계장은 전기충격 방식을 사용하지만 하림은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닭들을 재운다.
도계의 첫 과정이 혈액을 제거하는 것인데, 전기 충격 방식을 사용했을 때는 모세혈관이 파열되면서 닭고기 안에 혈액이 많이 남게 된다. 하지만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하면 혈액이 더욱 빠르고 깔끔하게 제거가 되기 때문에 신선한 닭고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림은 도계 후 닭을 얼음물이 아닌 찬바람으로 식히는 것이 차별화된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차가운 얼음물에 닭을 담가서 온도를 낮출 경우 시간이 지나면 물과 함께 육즙이 빠져나오게 되는데, 그러면 요리를 해도 양념이 잘 되지 않고 닭고기의 풍미도 훼손된다. 하지만 하림은 차가운 공기를 사용해 온도를 낮춰 물을 먹지 않은 상태가 되며, 약 7km의 레일을 지나는 동안 신선한 온도인 2℃를 유지하는 닭고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하림은 신선 공장과 가공 공장이 한 공간 안에 같이 있는 원웨이 시스템을 통해 도계하고 24시간 안에 삼계탕을 만들 수 있다.
이곳에선 하루에 60만~70만 마리가 도계된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하루에 120만 마리가 도계된다. 국내에서 1년에 도계되는 닭은 총 10억수로 하림은 그중 3억수를 차지한다. 즉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약 30% 가량 되는 셈이다.
하림 관계자는 “보통 소비자들은 하림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퍼센트로 따지면 그렇지도 않다”며 “신선한 재료를 통해 최고의 육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