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금리 인하 ‘3의 배수 게임’ 시작···파월의 반면교사 “0%대 초저금리 이제 없다”
6·9·12월 금리 인하 전망 유지 파월 “2% 물가 완화 진전 있다” 내년·내후년 금리 상향 '글쎄' “노동 수요 센 만큼 공급도 세”
IT 시장 활황에 미국 경제가 좋다. 노동 시장도 뜨거운 만큼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는다. 물가도 목표치(2%)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는 ‘디스인플레이션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2년 내내 공급에 비해 높은 노동 수요를 금리 인상 근거로 들었던 연준이 달라졌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필요 없다며 6·9·12월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코로나19 이전 0%대 초저금리 상황으로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4.72포인트(2.41%) 상승한 2754.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04포인트(1.53%) 오른 2731.18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도 904.29로 전날보다 12.84포인트(1.44%)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891.45)보다 9.01포인트(1.01%) 상승한 900.46에 거래를 열었다.
간밤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주면서 솟구친 뉴욕 증시가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센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20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정책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 5.25~5.5%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FOMC 경제전망을 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모두 상향 조정됐다. 연말 전망과 비교할 때 △2024년 1.4→2.1% △2025년 1.8→2.0% △2026년 1.9→2.0%로 조정됐다. 반면 실업률은 직전 전망보다 소폭 하향 조정했고 물가는 소폭 상향 조정됐다. 즉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지금보다 더 커졌다.
그런데도 금리 전망은 올해 2024년 4.6→4.6%로 유지됐다. 즉 6월 첫 피벗 전망은 기정사실화됐고 이는 시장이 주시했던 연준 위원 19명 전원의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6월과 9월, 12월 세 번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다만 점도표상 2025년과 2026년 정책금리 전망은 각각 2025년 3.6→3.9%, 2026년 2.9→3.1%로 조정됐다. 장기 금리도 2.5→2.6%로 올라갔다. 이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연준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을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높기는 하지만 금리가 팬데믹 이전과 같이 초저금리 수준까지 되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0%대 금리 등 초저금리 정책으로 이어지진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
비둘기 파월 등장 ‘디스인플레이션 진행 중’
“강한 노동시장 근거로 인플레 우려 말아야”
연준은 금리 인하 적정 시기를 셈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너무 빨리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며 너무 늦게 완화하면 고용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는 올해 어느 시점(some point this year)에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며 향후 데이터를 확인하며 인플레이션 2% 근접 확신이 더 강해질 때까지 조심스럽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금리 인하는 확정됐다.
또한 여전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대이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과 2월 강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잉 해석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약간의 험난함은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완화될 것이라는 믿음은 변하지 않았으며 금리 인하의 확신을 얻기 위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1월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노동수요가 높지만 공급도 큰 증가를 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강한 노동시장 그 자체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양적 긴축(QT) 종료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지급준비금 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으므로 지준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운영할 것”이라면서 “QT를 진행하던 2019~20년과 같이 시장 불안으로 인해 지준이 부족하여 연준이 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 다시 처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현재 지준 수준은 풍부(abundant)하지만, 다만 이보다 적은 충분한(ample)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비둘기적인 면모를 보인 파월 의장에 뉴욕 증시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6.11포인트(0.89%) 상승한 5224.62로 5200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1.37포인트(1.03%) 오른 3만9512.13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62포인트(1.25%) 뛴 1만6369.41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