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생명 살리고 떠난 62살 요양보호사

요양보호사 임봉애 씨 간장·신장 기증

2024-03-19     김현우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임봉애(6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독거 노인을 보살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쓰러진 요양보호사가 장기기증을 통해 두 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능원은 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요양보호사 임봉애(62·여)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임 씨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11일 홀로 지내는 어르신 끼니를 챙기고 돌아오는 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임 씨 아들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원래 어머니께서 근무를 안 하는 날로 알고 있었다"며 "어머니가 마지막까지 할머니들을 보러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임 씨가 평소 "죽으면 하늘나라로 갈 몸인데 장기기증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임 씨는 10년 넘게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왔고, 일을 하면서도 10년 넘게 시어머니를 보살펴 효자상을 받기도 했다.

임 씨 아들은 "아직도 어머니의 손과 품의 온기를 기억한다. 쌍둥이 손자를 키우며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살겠다. 너무나 보고 싶고 항상 사랑으로 아껴줘 감사하다"며 임 씨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