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백일장] "내 똥 바라지하느라 수고했어" 한 마디에 감동받는 요양보호사

제2회 해미백일장 박윤아 님 입상작 궂은일에 파출부 대접에도 소명으로 버텨

2024-03-14     최영은 기자
좋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냥 시간 때우고 가는 일이 아니라 정성껏 하는 우리 평생직장으로요. 사진은 AI에 의해 제작된 요양보호사 이미지 /Chat GPT 4.0

요양 부분 중에서도 재가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일은 자격증 따기 전부터 봉사활동을 여러 군데 다녔습니다. 자격증 1세대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두 분 다 중증을 케어 하고 있고 한 곳은 2년 다른 한 곳은 2년이 넘었네요.

한 분은 남자 어르신이시고 성격이 아주 급하고 괴팍하세요. 다른 선생님은 두세 달을 못 버티고 가십니다. 저도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만둘까 많이 생각도 했지만 시설에서 많은 분들을 케어해 본 적이 많아서 어르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요.

요즘 자주 용변 실수를 하셔서 하루에 이틀꼴로 어르신 씻겨드리고 옷 갈아입히느라 힘이 들더라고요. 어르신의 단 한마디, “고생했소. 내 똥 바라지하느라고” 한 마디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리고 힘내서 어르신들과 오늘도 화이팅하고 일하고 왔습니다.

다른 한 분은 할머니시고 기저귀 차시고 못 걸으시니 휠체어 태워서 침상에 모셔야 하고 숟가락질 못 하셔서 하나에서 열까지 케어가 들어가고 있고요. 특히 재가 방문 쪽은 중증 분들은 힘드시다고 잘 지원하지 않으셔서 선생님들 구하기가 아주 힘듭니다. 저도 힘은 들지만 제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할까요. 처음에는 말씀도 잘하시고 힘도 덜 들도록 침상에 올릴 때 안아주셨는데 이제는 갈수록 힘도 정신도 없으시네요.

저는 아주 젊었을 때 30대부터 봉사로 하다가 40대에 이 일을 정식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50이 되었습니다. 정말 누구나 다 늙고 병이 들듯이 그런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더 잘하자’ 하고요. 사람들이 파출부같이 대하고 똥오줌 치운다고 말하지만 모든 선생님이 봉사하는 마음 없으시면 못 하는 직업이지요.

오늘도 생각해 봅니다. 내 몸이 건강한 이상 이 일은 쭉 할 거라고요. 그리고 모시는 어르신들이 언제 우리와 작별하실지 모르지만 오늘 드시는 식사는 항상 정성껏 드리자고요. 오늘 드시는 식사가 언제나 마지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성의껏 하리라 하고요. 누구나 늙으면 병이 들고 아프지요. 그건 바로 우리일 거고요. 그래서 더 잘해서 좋은 요양사 선생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냥 시간 때우고 가는 일이 아니라 정성껏 하는 우리 평생직장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