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까지 나온 이종섭 호주대사 부임···교민들마저 외면
호주 교민, 소녀상 앞서 이 신임 대사 반대 집회 민주당 홍익표 "해외 도피로 사건 덮는 것" 비판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 중 하나로 꼽힌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대사 부임 논란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탄핵' 발언을 비롯해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으며, 부임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등 호주 현지 반응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9일 진보성향 교민 단체인 시드니 촛불행동 회원 50여 명이 호주 시드니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며 이종섭 대사 부임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호주 교민인 한준희 목사는 "범죄 피의자 이종섭까지 호주대사로 온다니 호주에 사는 재외 동포로서 이 참담한 심정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윤석열의 피의자 도피 지시 때문에 멀쩡하게 외교 업무수행 잘 하고 있던 김완중 대사는 불과 13개월만에 본국으로 소환됐다"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교민들은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들을 일일이 설명하며 특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먼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호주대사 임명 당시 출국금지 신분이었으나 법무부가 수사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이유로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사건을 덮기 위해 출국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하고 공수처는 형식적인 4시간 소환 조사로 해외 도피를 방조했다"며 "법무부는 부실한 인사 검증에 출국 금지를 해제해서 사실상 이종섭을 해외 도피시켰다. 대통령실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을 해외로 도피시켜 대통령실로 수사가 연결되지 않도록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채상병 수사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극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이런 대통령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그리고 외교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탄핵'을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법무부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직권 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겠다"며 "유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서 관련된 내용을 따지고 또 법적 검토 이후에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신장식 대변인과 차규근 반검찰 특권 카르텔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찾아 이종섭 신임 호주대사 출국에 항의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실이 조폭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며 "조용해질 때까지 너는 좀 밖에 나가 있어야 되겠다고 이야기하는 조폭 두목의 대사가 들리는 듯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신 대변인은 "대통령실에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참고인이자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로 보내서 무엇을 덮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말을 덧붙이며 대통령실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보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