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칼럼] 조국혁신당! 어느 정도 선전할까?
[신율의 정치In] 지지율 상승세 만만치 않아 열린민주당과 유사점 3가지 정치적 양극화 환경이 변수
최근 '비례 정당 투표 시 어떤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여론조사 문항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5%(갤럽)와 14%(NBS)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보면,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5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5.8%)와 NBS의 3월 2주 차 자체 정례 여론조사(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5.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렇듯 조국혁신당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민주당의 내홍 때문일 수 있다.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내홍 때문에 강성 지지층 중 일부가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비명횡사” 때문에 친문 지지자들도 조국혁신당 지지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21대 총선 당시의 열린민주당처럼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야당 강성 지지층들의 주목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지금의 지지율 추세라면,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6석에서 7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과연 이런 지지율이 총선 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여기서 지난 21대 총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3월 넷째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비례 정당 선택을 묻는 문항에서, 열린민주당은 9%의 지지를 기록했었다. 이런 지지율을 보이던 열린민주당은 총선 정당 투표에서 5.4% 득표해 3석의 의석을 획득했다.
이런 열린민주당과 현재의 조국혁신당은 여러모로 유사하다. 우선, 민주당의 위성정당에는 속하지 않지만, 민주당에서 “파생”된 정당이라는 점에서 두 정당은 유사하다. 둘째, 당시 열린민주당의 주장은 민주당보다 매우 강경했었는데, 지금의 조국혁신당도 상당히 강한 톤의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조국 대표가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를 예방했을 때,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며 "'검찰독재 조기 종식', '김건희 씨를 법정으로' 등 캠페인을 해서 범민주진보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하겠다"라고 말한 것만 봐도, 이런 예상은 가능하다.
이렇게 해야만 민주당에 실망한 강성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세 번째 유사점은, 조국 대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열린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했었다. 조국혁신당은 아예 당사자인 조국 전 장관이 당 대표다. 이런 유사점이 있기 때문에, 조국혁신당도 21대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인지, 아니면 능가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문제가 여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열린민주당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조국혁신당이 현재의 지지율만큼 총선에서 득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21대 총선 당시의 열린민주당보다 현재의 조국혁신당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재는 21대 총선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경우, 유권자들 대다수는 막상 투표장에 가면, 거대 양당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양극화 환경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사표 방지 심리도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는 교차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 5~6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정도의 의석 확보도 민주당에는 위협적일 수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에게 우군일까? 아니면 “도전 세력”일까?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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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