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위성정당, 4년전보다 못할 우려 나오는 이유 3가지

조국·이낙연·송영길 신당 사분오열 지역구와 비례 따로 투표할 가능성 참여 정당, 정체성·정치 철학 달라

2024-03-05     이상무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4·10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출범했다. 정권 심판론이라는 깃발 아래 뭉쳤지만, 새진보연합·진보당·시민사회 등과의 화학적 결합 효과가 작아 민주당이 4년 전 총선에서 얻은 것 이상의 비례 의석을 거두기엔 험로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를 30명 내기로 했다. 민주당이 20명을 내고,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이 각각 3명, 시민사회 대표인 연합정치시민사회가 4명의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비례대표 순번 20번 이내에서 민주당 몫은 10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 4년 전 더불어시민당은 33% 득표율을 받고 비례 17석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조국, 이낙연, 송영길 등 유력 정치인의 신당으로 지지층이 분열된 상황이다.

결국 총선에서 국민의힘 성향 유권자는 국민의미래를 뽑게 되지만, 이와 다르게 민주당 유권자가 지역에서는 민주당을 찍더라도 비례는 각자가 원하는 당을 찍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을 선거 연합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거리를 두는 입장이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연대를 강조하며 지역구 경쟁이 아닌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만나 형식적으로 야권 승리를 위한 '연대·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양당 대표는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의석 연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에 있어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씀만 나눴다"고 말을 아꼈다.

이미 더불어민주연합에 동참한 정당이 정체성이나 정치적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총선 리스크로 지목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자체가 이미 그 태생부터 잘못돼 여러 가지 문제를 다분히 안고 있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이 야합으로 기형적 선거제를 도입하고 편법으로 의석수를 확대하려는 표리부동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동부연합을 비롯한 종북세력, 괴담 선동세력 등 부적절한 인물과 연합으로 만들어진 트로이 목마와 같다"면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 연합할 수 있다지만 한미동맹 파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자는 반미, 반대한민국 세력을 국회에는 끌어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6일까지 △여성·복지·장애·청년 △외교·국방 △전략 지역(대구·경북) △경제 등 분야별로 비례대표 후보 공모를 받고 있다. 한국노총과 교사노조연맹 추천, 당직자 몫은 제외된다.

참여 정당의 이견으로 인한 비례 공천 과정에서의 파열음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내세울 비례대표 후보를 전략공관위 심사에 맡겼다. 그러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공천은 비례공천관리위원회를 따로 구성한 뒤 여기에 공모한 후보에 대해 전 당원 투표 및 중앙위원 순위 투표에 따라 순번을 정하게 돼 있다.

지난 총선 당시 비례공관위원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이런 상황을 두고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며 "공천 실무를 여러 차례 담당했던 경험으로 볼 때 '시스템 공천'의 핵심 정신인 투명성과 공정성이 일부 훼손됐다는 지적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전략공관위 비례대표후보추천 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성환 의원은 "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사회와 비례대표 선출 관련 내부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며 "4년 전과 달리 지금은 당헌·당규 절차를 따르기엔 물리적, 시간적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새진보연합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자로 용혜인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공동대표, 최혁진 전 ‘문재인 청와대’ 사회경제비서관을 뽑았다.

용 상임대표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기본소득당으로 나와 따로 활동했다가, 이번 총선 때 민주당과 다시 손잡았다. 그가 이번 총선에도 입성하면, 비례대표로만 2차례 국회의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