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편견’ 주식은 억울하다···2030 저조한 수익률 원인 ‘안전 지향 교과서 탓’
청년 투자 만족도 30%대 불과 수익보다 안전에 치우친 ‘분산’ 주식·채권에 편향 시선 불가피
빚을 내 투자를 감행하는 청년이 많지만 수익을 얻더라도 만족하는 경우는 30% 선에 그친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금융 교육 내용이 안전 지향적인 기조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돈을 빌려 투자한 2030세대 중 투자 결과에 만족하는 청년은 3명 중 1명밖에 되지 않는다.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20~30대 청년세대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소비 행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빚을 내 투자한 이들의 투자 항목은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펀드 순으로 많았는데 각 투자 항목별 만족도는 각각 31%, 39%, 23%, 33%에 그쳤다.
청년층의 투자 실패는 금융이해력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22년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금융이해력은 65.8점으로 성인 전체 평균 66.5점보다 낮았다.
갓 성인이 된 청년층이 금융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곳은 고등학교뿐이지만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금융 관련 지식은 실용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교육과정인 '2015 개정 고등학교 사회과'의 '통합사회' 과목에서는 금융 상품의 특성을 다루는데 여기서 주식, 채권과 같은 상품들을 수익성과 안전성이 고정된 상품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A 출판사의 교과서에서는 주식을 '예금보다 수익성이 높지만, 국내외 경기 상태, 금리, 통화량, 인플레이션 등의 요인들에 의해 큰 영향을 받으므로 원금 손실의 위험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B 출판사 역시 '주식은 경영 실적이 좋은 경우 많은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어 수익성이 높지만···(중략)···안전성이 낮은 금융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학생들이 주식과 채권에 대해 편향적인 사고를 하게 한다. 김태환 춘천대학교 사회학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발간된 금융교육 연구보고서에 '주식 내에서도 수익성과 안전성의 범주가 상당히 넓은데 교과서에서는 이처럼 서술하는데 그치고 있어 학생들이 예금과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투자 상품으로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자산관리의 원칙 중 '분산투자'에만 중점을 두는 교육 내용도 문제다. 단순히 세 가지 금융 자산을 배분하는 것만으로는 목표로 하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자산관리의 목표는 분산투자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수익성과 안전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통합사회 과목의 금융 생활 관련 탐구활동에서는 수익성 확보보다는 자산의 안전성에 무게 중심을 둔 안전한 자산 배분과 운영이 우선시 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통합사회 과목 외에도 '금융과 경제생활'이라는 융합선택과목이 개설될 전망이다. 고등학교의 금융 교육이 사회로 나가기 전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금융 교육인 만큼 발전 방향 모색은 중요하다.
한편 사회초년생 중 대출을 받아본 적 있는 사회초년생들은 그렇지 않은 사회초년생들에 비해 금융 지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2020)에 따르면 대출 경험이 있는 사회초년생들은 금융 지식 점수를 낮게 받았으며 저축보다는 현재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