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더봄] 2024년 새해 귀농귀촌 기회와 악재
[김성주의 귀농귀촌 이야기] 2024년은 기회와 악재가 혼재되는 한해 농지이양 은퇴직불제· 부동산 세제 혜택은 호재 기후 변화·경제 위기· 지방 소멸 등은 악재
귀농귀촌은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인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통해 힐링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전환은 단순히 생각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한 몇 가지 필수 준비 사항을 당부하고 싶다. 지난 몇 년간 귀농귀촌을 준비하던 사람이라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첫째. 지역 조사와 함께 나에게 맞는 마을 선택이 중요하다.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적합한 지역과 마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지역의 기후, 토양 조건, 농업 경영 환경 등을 조사하여 자신의 농작물과 생활 방식에 적합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작물의 생산성을 최대화하고,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귀촌을 선택하더라도 농업 기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마을의 사회적인 분위기, 지역 사회와의 상호 작용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보라.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최근 지방소멸 대응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지방의 부동산에 대한 혜택들이 따라붙고 있다. 인구 감소 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하여도 1주택자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언론 기사에는 이참에 별장을 마련하자는 글이 담긴다. 지방소멸 대응에 대한 취지는 이해는 되지만 위에서 언급한 조건과 환경들보다 부동산 가치 쪽으로 무게 중심을 가져갈 수 있으므로 심사숙고하자.
두 번째. 재정적인 측면과 자금 조달 방법을 확인하자.
귀농귀촌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 선택이다.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초기 투자 비용은 농작물의 성장과 수확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집과 토지를 구입하는 것도 금액이 상당하다. 청년 후계농의 융자 금액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 배경에는 토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있다.
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정부의 귀농귀촌 지원 정책이 있다. 귀농인에 대한 융자 제도는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은행 대출,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도 고려해 보자. 그래도 융자는 융자다. 언젠가는 갚아야 할 자금이므로 심사숙고하자. 자금이 없으면 귀농귀촌도 꿈이다.
세 번째. 농업 기술과 지식의 습득과 교육에 매진하자.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농업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엇이든지 알아야 한다. 농업도 엄연한 산업이므로 함부로 볼 것이 아니다. 만약 제조업에 뛰어든다면 다양한 제조업종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하여 몇 년간 시장조사와 함께 기술 습득에 매진할 것이다. 농업을 하기 위하여 나이가 들어서 농업 관련 대학에 들어갔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전문업종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2024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농업의 소득과 경영 안정, 식량안보, 미래 성장 산업화, 재해 대응, 수출 및 ODA, 도시농업 등 여섯 가지 주요 분야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 정책은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균형 있고 포괄적인 계획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많은 농업인들이 그렇게 동감하지는 않은 것 같다. 농업 예산이 다른 분야에 비교하여 오히려 증가하였다고 이야기하는 데 실질적인 지원 면에서는 삭감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농지이양 은퇴 직불제는 눈에 띈다. 농지이양 은퇴 직불제는 노령 농업인이 농지를 청년 농업인에게 양도하면, 일정 기간 은퇴 급여를 지급하는 정책이다. 2024년에는 15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였다.
중년 이상의 귀농귀촌 희망자에게는 부동산 관련 세제 혜택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청년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는 농지이양 은퇴 직불제나 청년 후계농 대상자 확대, 비축 농지 공공임대, 창업형 스마트팜단지 조성,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 신산업 육성 등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에도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보인다. 역시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가 걱정이다. 2023년은 역대 최고로 더웠던 한해였다. 올해도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 가뭄, 홍수, 폭염 등의 기후 악재들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아야 할 지경이다. 이에 대비한 적절한 대책과 보험 가입 등이 필요하다.
경제 위기가 걱정이다. 귀농귀촌은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융자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금리 인상으로 경제적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단기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 하더라도 언제 다시 고금리 상황이 올지 모른다. 혹여 금융 위기 상황이 오는 경우에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도 농산물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걱정이다. 국제적으로 전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수출 동향도 좋지 않다. 농산물 가격의 폭등은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값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있다. 퍽퍽한 살림살이로 국산 농산물 구입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지방 소멸이 걱정이다. 아무리 주변에서 인구가 줄어들고 지방이 소멸하여 간다고 하여도 현실은 남 이야기이다. 오늘날 과연 누가 도시를 포기하고 지방으로 가겠는가. 귀농귀촌인에게 박수를 쳐주어야 할 상황임에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시키자는 제안이 여당에서 공식적으로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슬그머니 사라진 듯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어떤 이야기가 더 나올지 모른다. 아직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악재들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