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용띠, 돈 버는 데 유리할 것"···여성 용띠 경제인은?

변화무쌍한 존재···'덕장' 어울려

2024-01-01     김현우 기자
용띠해인 새해를 닷새 앞둔 지난해 12월 27일 광주 북구청어린이집에서 한 아이가 용을 그리고 있다. 다가오는 새해는 육십간지의 41번째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용의 해'를 뜻한다. /연합뉴스

"용은 물을 상징한다. 물은 어떤 모양이든 구애받지 않고 잘 융합될 수 있다. 리더라면 유연하게 활동하게 된다. 이런 기질 덕분에 돈 버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백재권 박사

2024년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상징사전’을 보면 용띠인 사람은 변화무쌍하고 활동적이고 호탕하며, 포부가 원대하고 사람을 널리 포용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한다.

1일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용의 띠를 가진 사람은 대체로 딱딱한 '리더'의 모습이 아닌 '덕장'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덕장은 부하들에게 온화한 덕(德)을 베풂으로써 존경받는 장수를 뜻한다.

백 박사는 "물이 어떤 모양이든 그 모양에 맞춰 모습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처럼 용띠를 가진 리더는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거기에 맞춰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용은 12가지 띠 가운데 유일하게 세상에 없는 상상의 동물이다. 낙타 머리에 사슴뿔, 토끼 눈, 소의 귀, 뱀의 목, 개구리 배, 잉어 비늘, 매 발톱, 호랑이 발을 가졌다고 하며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왔다.

서양에서는 주로 불을 내뿜는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동양 특히 동아시아권에서는 생명의 근원인 물을 관장하며 하늘로 승천해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어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한국민속상징사전에 따르면 용은 예부터 왕이나 황제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기도 했다. 위대하고 훌륭한 존재를 뜻하는 표식인 셈이다.

왕이 일할 때 입는 곤룡포(袞龍袍)에는 금실로 용 무늬를 수놓았고, 조선 왕조의 법궁(法宮)인 경복궁 근정전 천장에는 용 두 마리를 금빛으로 그려 넣었다. 덕수궁에서 왕이 공식적으로 신하들을 만나던 중화전 천장에도 용 조각이 장식돼 있다.

경제계에서는 1964년생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1976년생으로 LG화학 사외이사인 이현주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1988년생으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글로벌투자본부 사업개발본부장이 용띠다.

용띠인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지난해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면 6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이 몸담은 삼양식품은 지난해 사상 최초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K-라면'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매출 성과가 눈에 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5876억원) 비중이 전체(8662억원)에서 68%에 달한다. 누적 영업이익은 1113억원을 기록했다.

유제품 업계 최초 여성 CEO 타이틀을 보유한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도 1964년생이다. 김 부회장은 작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해 15년째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BNP파리바그룹, 크레디아그리콜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금융업계를 거친 '재무통'으로 꼽힌다. 2009년 재경본부장 전무로 매일유업에 합류한 김 부회장은 2011년 국내 유업계 최초 여성 CEO에 올랐다.

김선희 당시 매일유업 대표이사가 지난 2020년 4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리점 분야 모범업체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회장은 저출산 여파 속 사업다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일유업 영업이익은 171억3776만원으로 전년 동기(104억6644만원) 대비 63.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35억4728만원으로 전년(4266억1652만원)보다 3.97% 늘었다.

경제인 외에도 용의 해에 태어난 여성 유명인은 1952년생 가수 양희은, 배우 고두심, 1964년생 가수 이선희, 1976년생 김수경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가수 백지영, 1988년생 한국화가 김현정, 가수 제시와 윤하, 프로골퍼 박인비 등이 있다. 2000년생으로는 여자야구 국가대표 김라경, 수원FC 위민 축구선수 추효주, 배우 김향기, 가수 프로미스나인 이채영, 있지(ITZY) 예지,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등이 있다. 

한편 국내 상장사 중에서도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넘는 용띠 주주는 90명 가까이 활약하고 있는데, 이 중 1964년생이 40% 정도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용띠 주식 부자 중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도 포함됐다. 1000대 기업 대표이사급 최고경영자(CEO) 중 용의 해에 속하는 주인공은 150명 정도이고 용띠 해를 맞는 최고령 주식 부자는 1928년생 장인순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 최대 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