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전통 강호 쿠팡 vs 떠오르는 익일 배송 다이소
새벽 비해 부담 적은 익일 배송 다이소 "온오프라인 함께 주력" 이커머스 벗어나 배송 트렌드 확장
새벽 배송을 포기한 유통업체들이 익일 배송에 도전장을 내밀며 유통업계에 '빠른 배송' 경쟁이 재가열되고 있다.
2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로켓배송'으로 선두를 달리는 쿠팡에 뒤처진 경쟁 업체들은 총알 배송, 새벽 배송 등 서비스를 점점 축소해 나갔지만, 최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시 배송 전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특히 이커머스 업체가 아닌 제조사 및 유통업체들이 직접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며 배송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팬데믹 당시에는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새벽 배송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국적인 물류센터 인프라 구축 등 투자 비용이 높고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롯데온을 시작으로 헬로네이처, GS프레시몰, 프레시지 등이 새벽 배송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는 쿠팡을 제외하고 대부분 서비스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통업계는 새벽 배송에 비해 부담이 덜한 익일 배송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쿠팡처럼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풀필먼트 센터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형 택배사와 협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다이소가 새로운 다이소 몰을 개설해 한진택배와 손잡고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다이소 몰과 '샵 다이소'를 통합한 새로운 다이소 몰을 오픈하면서 '익일 택배 배송'을 도입했다. 다이소 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물류센터에서 해당 상품을 한진택배에 위탁해 다음 날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자사 상품 외에 다른 셀러 상품도 판매했던 기존 오픈마켓 형태의 다이소 몰과 매장 기반 배송 서비스 '샵 다이소'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통합했다. 통합 후에는 다이소 자체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소가 그동안 이커머스를 전혀 하지 않다가 새롭게 시작한 건 아니다. 다만 이커머스를 진행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판매를 해왔던 것"이라며 "고객이 매장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이소 몰 내 다양한 메뉴를 개설했다. 그런 측면에서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다이소 몰을 통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이소는 고객에게 다양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익일 배송 서비스를 통한 온오프라인의 시너지가 주된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다이소는 현재 안성 물류센터를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안성에서 물동량이 나오면 한진택배를 통해 익일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국에 영업망을 갖춘 점포 기반 배송이 아니라 경기 안성 물류센터 기반 배송인 만큼 처리량이 많거나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몰을 새로 통합해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현재 다이소 매장도 충분히 많은 상태다. 때문에 '배송' 관련 고객 불만 사항은 파악되지 않는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불평 사항이 파악된다면 바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 활용 등
확대된 現 배송 서비스 방식
이커머스 업계에서 빠른 배송으로 선두를 달리는 쿠팡은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8383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분기 매출 8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3분기 영업이익도 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일각에서는 다이소의 온라인 시장 진출로 쿠팡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이소 관계자는 "쿠팡이 주는 쇼핑의 경험과 다이소가 주는 쇼핑의 경험은 다르다. 쿠팡은 이커머스 사업에 주력하는 반면 다이소는 익일 배송 서비스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운영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는 쇼핑의 경험과 이커머스가 주는 쇼핑의 경험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SSG닷컴 등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들도 익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7월 익일 배송 서비스 '쓱1DAY(원데이)배송'을 도입했다. G마켓과 협업으로 경기 동탄에 위치한 총 4만 평 규모의 지마켓 물류센터를 활용해 전국 배송에 나셨다. 쓱닷컴은 자체 물류망을 통한 새벽 배송 및 당일배송과 더불어 택배 물류망을 활용하는 익일 배송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G마켓은 동탄 물류센터를 통해 '스마일 배송'이라는 익일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쓱닷컴의 '쓱원데이 배송' 서비스가 그와 유사한 형태"라며 "지마켓의 동탄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기 때문에 배송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 배달로 물건을 받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업체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커머스 업체와 제휴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머물지 않고 택배사와의 협업, 자체 오프라인 매장 활용 등으로 배송 트렌드가 확장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