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연루' 대형은행 해고 사태···AI 활용하는 사람만 살아남아

전문직보다 서비스직 대체 덜 돼 전문가,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

2023-12-19     김민 인턴기자
전문가는 AI에 대해 무조건 걱정하는 것보다는 향후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근 한 은행의 해고 사태에 AI(인공지능)가 연루되면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논의가 이어진다. AI가 직업에서 인간을 대체할 경우 의사와 같은 전문직이 주로 대체될 것이며 사람과 대면하는 서비스직의 대체가 덜 된다고 말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 이론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는 이런 우려보다 향후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시중의 A 은행이 예금, 대출, 인터넷뱅킹 업무 등을 맡던 6개 콜센터 용역회사를 4개로 줄이기로 하고, 계약을 해지한 콜센터 2곳에 소속됐던 상담사 240여명에게 지난달 30일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발송했다. 'AI 인공지능 서비스 도입으로 올해 콜센터 이용자 수가 20% 줄었기 때문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은행의 입장이다. 해당 은행은 해고 예정 직원들이 반발하자 18일 콜센터 상담사의 고용 승계를 결정했다.

해고 사태에 AI가 언급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거라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을 마냥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떻게 활용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종영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람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서 대체된다"면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을 돕고 업무를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가정은 너무 나간 생각이란 것이다. AI가 전문직을 주로 대체할 것이라는 이론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오히려 전문성을 가진 분들은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영역을 넓힐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단순한 일이 대체될 수 있다"며 "자신의 전문성을 어떻게 AI로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면 대부분 행복한 일이 일어난다"며 "어떻게 변화에 적응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가 나왔을 때 그림 업계에서 걱정이 많았다. 이때 '나는 이제 그림 못 그리네, 망했네' 했던 사람보다 사진사로 변신을 한 사람들, 자기 화실을 사진관으로 바꾼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AI의 직업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근 의사들이 판독하기 어려운 엑스레이 소견을 AI가 찾아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의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사가 AI를 활용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의 발달로 패션디자이너 10명 중 9명이 대체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체된 직원들이 모두 직장을 잃는 것은 아니다. 이 사람들이 AI를 이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현장에서는 이미 AI 도입을 통한 업무‧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기술 도입을 위해 AI 혁신센터 등을 만들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