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남편 박경배 "장모님, 정말 억척스럽게 사신 분"
주얼리대상 다이아몬드상 가수 인순이 13일 시상식 남편 박씨 대리 수상소감 "장모님, 딸 선물 반지 평생 제대로 못 껴"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연구원 '순금상'
"우리 장모님은 정말 억척스럽게 사신 분이에요."
가수 인순이 씨의 남편 박경배 씨가 아내와 장모 사이에 얽힌 주얼리와 관련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여성경제신문이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진행한 '주얼리 페스타(K-주얼리 Now & Beyond)'에 인순이의 남편 박경배 씨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선 본지가 연중기획으로 연재해 온 주얼리 공모전 대상작 시상식과 함께 주얼리 산업 관련 강연과 토크쇼가 이어졌다.
주얼리 공모전은 '찬란했던 우리 인생의 한순간과 함께한 주얼리를 꺼내 추억을 소환하면서 어려운 시대 용기와 희망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인순이 씨는 지난 3월 진행된 주얼리 공모전 시즌 3에 사연을 응모한 바 있다.
본지가 3월 11일 보도한 '[주얼리기획] 인순이 "늘 장군 같던 엄마, 딸이 사준 반지에 약해졌어요"'를 보면 인순이 씨는 "늘 장군 같던 엄마였지만, 딸이 사준 반지에 약해지셨다"며 친모를 회상했다. 인순이 씨는 공모 글에서 그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처음 선물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잃어버린 후 쓰러진 이야기를 전하며 '엄마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전달한 반지'라고 표현했다.
인순이 씨의 사연은 '주얼리 대상' 다이아몬드 상에 선정됐다. 본지에서 마련한 주얼리기획 프로젝트를 통해 한미보석감정원에서 실제 인순이 씨가 보유한 보석도 감정한 바 있다.
본지가 연재하는 '[민은미 더봄] 골든걸스 인순이의 달콤쌉싸름한 다이아몬드 반지'에서 민은미 여성경제신문 칼럼니스트는 "필자가 만난 인순이는 골든걸스 안무 연습 때처럼 화장기 하나 없이 머리 손질도 전혀 하지 않았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와는 또 다르게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낸 딸, 시집간 딸을 둔 어머니, 그리고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해밀학교' 교장 선생님의 향기가 났다"면서 "인순이의 다이아몬드 반지와 자수정 반지 등은 금고 속에 고이고이 보관만 해두었던, 실로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형형색색의 보석이 박힌 주얼리들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인순이 씨가 보유하고 있는 주얼리는 대부분 반지였다. 73세로 작고한 인순이 씨의 모친이 직접 맞춤으로 마련했던 반지들과 딸이 엄마에게 선물했던 것이었다.
주얼리 대상 다이아몬드상 시상식엔 인순이 씨의 남편 박경배 씨가 대신 참석했다. 최근 인기 프로그램 '골든걸스' 촬영 및 행사로 인해 인순이 씨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박경배 씨는 대리 수상 소감을 통해 "(장모님은) 정말 억척스럽게 사신 분"이라며 "사위로서 봤을 때 장모님은 누구한테도 지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그런 아주 생활력이 너무너무 강하셨던 분이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셔서 이렇게 생을 달리하셨는데, 집사람이 선물했던 주얼리를 돌아가실 때까지 착용을 못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누구에게 반지를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그저 간직만 하고 계셨다"면서 "그러다 결국 제대로 보지도 못하시고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까웠다. 인순이 씨와 장모의 사연을 채택해 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순이 씨가 여성경제신문과 '주얼리공모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인순이 씨는 지난 3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엄마가 내가 사 준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리신 적이 있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지셨는데, 딸이 사준 반지를 잃어버린 충격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도 한다. '내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드리지 않았다면··· 혹시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얼리 대상 순금상은 차지연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차지연 씨는 '[민은미 더봄] 100세 증조할머니가 세상 떠나던 날 쥐여준 금반지의 비밀'을 통해 증조할머니부터 본인까지 4대째 대물림해 온 사연 많은 큐빅 금반지의 사연을 공모했다. 그는 자신을 반지의 '새로운 주인'이라기보다는 증조할머니를 대신한 '새로운 지킴이'라고 표현했다.
차지연 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공모 내용의 주인공이셨던 증조할머니 기일이 얼마 전이었다"면서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 같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이 반지는 저와 어머니가 할머니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주얼리"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공모전을 통해 더 많은 사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주얼리 산업 연구원으로서 주얼리 업계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경제신문은 지난 1년간 시즌 1~3에 걸쳐 진행된 '주얼리 기획'에 응모한 독자의 다양한 사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