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거꾸로 가는 與 전략···의대 정원 확대 반대론자 인재 발탁

빠뽀삐뽀119소아과 저자 하정훈 원장 "육아 상담 보험 적용 안 돼 소청과 미달" 정부 의대 증원 정책 허구성 비판해 와

2023-12-12     이상헌 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재영입위 4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기조에 맞춰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해 온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 대비해 영입한 보건·의료 전문가가 "의사 수를 아무리 늘리더라도 정책적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12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일방적인 증원 발표가 없으면 의사들의 파업도 없다는 것이 협회의 공식 입장이다. 의협은 이필수 비상대책위원장과 최대집 투쟁위원장이 앞장서 총파업에 대한 회원들의 찬반 여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당이 영입 인재로 발탁한 '삐뽀삐뽀119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원장이 한 달 전 자신의 유튜브에서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소아과 전공의 미달 현상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소아과 의원의 줄폐업 때문에 오픈런이 발생한다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입장과도 다른 시각의 소유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총선 출마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하 원장을 육아 및 보육 분야 전문가로 소개하며 "당에 들어와 정책을 개발하고 국회 입법 과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엄마들의 브런치 타임에 소아과 오픈런이 심화했다는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 발언을 두고 윤희석 선임대변인이 비판에 나서며 의협과 대립 전선을 구축해 온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된 것이다.

하 원장은 "소아과 오픈런 현상은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다"면서 "소아과는 질병과 접종과 육아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의원이지만, 건강보험은 질병 이외에는 보험을 안 해주기 때문에 기본 진찰료밖에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기본 업무인 육아 상담을 해도 무료로 봉사해 줘야 하는 현실에 의대생들이 낙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현재는 소아과 전문의가 넘치고 전 세계에서 누구나 소아과를 쉽게 갈 수 있는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소아과 전공의 미달 현상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논평을 낸 하정훈 원장의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여성경제신문DB

통계 기반해 소아과 오픈런 현상 해석
브런치 논란 우봉식 주장과 같은 맥락

정부가 발표한 소아과 지원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 원장은 "정말 지원이 조금"이라며 "이제 동네 소아과 의사들도 더는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라고 했다. 이어 "탈소아과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고 이차의료기관이나 마찬가지인 아동병원을 차리든지 다른 과목 진료를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소아과 지원자 미달 현상은 저수가가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하 원장의 지적이다. 지난 6일 마감한 2024학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17명 모집 공고를 낸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엔 15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 0.9대 1을 기록했고, 삼성서울병원은 9명 모집에 7명이 지원해 미달이 났다. 세브란스병원은 10명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코로나19 유행기 소아청소년과 폐업이 이어졌지만 현재는 개업이 폐업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개업(103곳)을 폐업(154곳)이 크게 앞질렀고 2021년(개업 93곳, 폐업 120곳)에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회복 추세로 전환돼 2022년(개업 87곳, 폐업 57곳)에 이어 올해 역시 5월까지 45곳이 개업해 폐업한 30곳보다 15곳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