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절대 안 간다"던 장제원···내년 총선도 불출마 선언

부산 당무감사 1위인데도 '발 빼기' 선택 손수조 출마 새누리 이한구 공천 데자뷰 당내 일각에선 윤핵관의 반성으로 해석

2023-12-12     이상헌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에 가지 않겠다"면서 국민의힘 일각의 험지 출마론에 제동을 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운명이라 생각한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의 길을 걷겠다"며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일 선친인 고(故)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찾아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밝힌 것에 이어진 행보다.

지난 2008년 이명박(MB) 키즈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장 의원은 2012년 제20대, 2016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박 세력의 전략공천 및 친이계 학살로 부산 사상구를 손수조 씨에게 내줘야 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천 학살에 반발해 2016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부산 사상구를 되찾고 2020년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3선의 고지에 올랐으나, 내년 총선에선 또다시 잠행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 11월 11일 장제원 의원이 여원산악회 행사에서 '진성의 보릿고개'를 열창하자 지지자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장 의원 페이스북

양지였던 부산 사상구 불확실성↑
하태경 등 비윤계 지도부 퇴진론

장 의원은 최근 마무리된 당무감사에서 김도읍·박수영 의원과 함께 공동 1위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중진·친윤 험지출마' 혁신안이 공관위로 넘겨진 상황에서 당무 감사 성적표를 쥔 김기현 대표의 '물갈이 칼'에 힘을 보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의 불출마 배경으로 '동서대 일가의 사법리스크'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동서대가 지난 2020년 말 교육부로부터 종합감사를 받은 이후 장제국 총장이 형사고발을 당해 사건이 검찰에 계류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장 의원이 서울 및 수도권 출마도 포기하면서 '양지'였던 부산 사상구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영남권 중진 대거 물갈이가 예상되지만, 당내 일각에선 장 의원의 불출마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반성으로 해석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핵관이 자기 보신만을 위해서 정치를 한다는 '웰빙정당'의 이미지는 희석시켰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하태경 의원도 "혁신의 불씨 되살렸다"면서 김기현 지도부 퇴진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