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더봄] 미래의 농업은 어떤 모습?
[김성주의귀농귀촌 이야기] 아이언맨이 농사를 지을까? 인터스텔라처럼 우주로 갈까 영화에서 보는 농업의 미래
아이언맨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무척 재미있게 봤었다. 평범한 사람이 아이언맨 슈트를 입으니 괴력의 힘을 쓰고 무기를 발사하고 심지어 날아다닌다. 나도 아이언맨 슈트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부러웠다. 빨간 슈트도 멋있지만 토니 스타크, 그의 재력이 더 부러웠다.
인터스텔라는 우리나라에서 천만 영화이다. 영화는 인류의 잘못된 선택으로 기후 위기를 맞아 온 지구가 식량 위기에 처하자 새로운 우주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조셉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는 가족을 놔둔 채 우주로 떠난다. 우주에서 2년을 보내니 지구에서 80년이 흐른다. 우여곡절 끝에 귀환한 그에게는 그의 딸 머피가 만들어 낸 우주 콜로니가 나타난다. 인류는 지구 밖으로 나가 농사를 지으며 생존에 성공한 것이다.
화성탐사대가 화성을 탐사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팀원 한 명을 화성에 남겨둔 채 지구로 귀환한다. 탐사대원들은 그가 죽은 줄 안다. 그러나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은 죽지 않았다. 지구에서 자신을 구하러 올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그는 농사를 짓는다. 하우스를 만들고 물을 만들고 감자를 심고 비료를 주어 수확하여 먹는다. 간이 스마트 팜을 만든다. 마크 와트니는 결국 지구로 돌아간다.
이 영화들은 SF 장르로 소개되고 있는 명작들이다. 필자는 이 영화들을 농업 영화로 분류한다. 농업과 무척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인터스텔라는 기후 위기로 인하여 식량 부족에 직면한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이다. 농업의 위기는 인류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인지를 못 한다. 영화에서는 식량 위기가 지구 탈출로 이어지는데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식량 위기는 난민 사태로 벌어진다. 지난 10여년간 중동에서 발생한 난민 문제는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무책임한 정부 탓이다.
마션의 주인공은 과학자이면서 농사의 본질을 잘 알고 있는 농사꾼이다. 씨감자를 흙에 심고 물과 질소 비료를 준다. 식물에 가장 중요한 물과 비료는 화학 작용으로 만들어 낸다. 물은 로켓 연료에서 추출하고 질소 비료는 인분에서 얻어 낸다. 잘 길러낸 감자는 훌륭한 식량이 되어 그를 지구로 귀환시킨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미국 나사가 실제로 화성에서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대기에서 산소를 추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보급되고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 팜의 형태는 수직 농업이다. 식물공장이라고 불리는 수직 농업은 하이드로포닉, 아쿠아포닉, 에어로포닉이 대표적이다. 하이드로포닉(Hydroponic)은 수경재배이다. 아쿠아포닉은 물고기를 기르면서 물과 양분을 순환시켜 식물도 함께 기르는 시스템이다. 에어로포닉은 수기경 재배라고도 부르는데, 식물의 뿌리를 흙에 심지 않고 공기에 노출시키고 직접 뿌리에 물과 양분을 분무하여 재배하는 방식이다.
아이언맨은 왜 농업 영화일까. 현재 새로운 농업 기술로 로봇 농업이 개발 중이다. 드론과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여 농사를 짓게 하는 것으로 점점 사회가 고령화되고 인구 감소 추세인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미 사과와 딸기를 수확하는 드론 기계는 해외에서 보급이 상당히 되어 있다. 수백 대의 자율로봇이 24시간 동안 농장에 투입되어 작물을 수확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아이언맨과 같은 수트를 입고 힘들이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 고령화로 진입한 한국 농촌에는 엄청난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 농업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주제는 계속해서 논의되어 왔다. 공통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트렌드로는 스마트팜, 로봇 농업, 텔레매틱스, 수직 농업 기후변화 대응 농업, 지속 가능한 농업, 가치 추가 농업 등이 있다.
텔레매틱스라는 유무선 네트워크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출하여 AI로 의사결정 하는 스마트 파밍은 기술적으로 계속 진보하고 있고, 로봇 농업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면서 정밀농업의 기초가 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농업은 혹독한 기후에도 적응하는 품종을 개발하고 에너지 고효율 기계를 보급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활동은 이미 농촌에서 더욱더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 중심의 지속 가능한 농업(Sustainabe agriculture)과 가치 향상 농업(Value-added agriculture)이 강조되는 것이 흥미롭다. 단기간의 대량 생산을 위하여 사용하였던 화학 비료의 사용이 지금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유기 농업을 장려하고 섞어짓기, 돌려짓기와 같은 전통 농법이 부각되고 있다. 아주 예전처럼 농사를 지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발견한 것이다. 도시 농업이나 학교 텃밭도 지속 가능한 농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올해 들어 정책이 바뀌어 시들해지는 것이 아쉽다.
Value-added agriculture는 우리말로 부가가치 농업이나 가치 향상 농업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정말 중요한 개념이다. 부가가치 농업은 농산물의 가치를 올리는 마케팅 전략이나 상품 개발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을 통하여 지역 활성화를 이루고 소비자와 소통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상생하는 경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에서 보여지는 거대 다국적 농업회사와 지역 농민 간의 수직적이고 착취의 형태가 아니라 농업인이 주체가 되어 지역이 함께 사는 모습을 지향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함께 나타나는 기술의 독점은 다수의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컴퓨터가 보급되면 그만큼 일을 덜 할 줄 알았다. 스마트폰이 발명되어 내 손에 쥐어졌으니 그만큼 일상이 편할 줄 알았는데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손가락 관절염은 도대체 없어지질 않는다.
농업 기술이 발전되는 만큼 우리는 풍요롭게 먹고 살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도시인은 장보기가 두렵고 농업인은 안 팔려서 걱정이다. 농업이 위기라는 말이 요즈음에는 현실로 다가온다. 영화에서는 어찌어찌해서 위기를 극복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인터스텔라처럼 우주로 떠날 일은 없겠지. 그리고 보니 아이언맨은 어벤저스 활동 타노스에게 호되게 당하고는 귀농을 한다. 아내와 딸과 함께 농장에서 산다. 그의 장례식도 그의 농장에서 했다. 그렇다면 아이언맨은 농사를 지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