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상조 3.0시대 온다

생체보석부터 바이오 시장까지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 확장

2023-11-18     김정수 수습기자
(왼쪽 상단부터) 보람상조가 운영하는 천안국빈장례식장 외관, 대형 행사장, (왼쪽 하단부터)분향소, 유족 휴게실 모습. /보람그룹

# 결혼을 준비하는 강모 씨는 예전 부모님이 가입해 놓은 장례 상품을 최근 웨딩 상품으로 전환했다. '상조기업'에서 웨딩 상품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으나 웨딩 전문 업체와 잘 연계돼 있어 효율적인 웨딩 플랜 하에 성공적으로 결혼 준비를 마쳤다. 특히 이미 가입돼 있던 상품을 전환·사용해 남들보다 가성비 좋게 준비할 수 있었다.

'사후' 뿐만 아니라 '생전'을 보장하는 상조 3.0시대가 도래한다. 1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상조업계는 장례 서비스가 주축이었던 1.0시대를 넘어 여행, 어학연수, 웨딩, 인테리어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선보인 2.0 시대에 안착한 상황이다.

여기에 반려동물, 바이오, 생체보석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상조 3.0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왔다. 제휴 형태가 대부분이고 서비스 종류가 한정적이었던 2.0 시대와 달리 '확장성을 갖춘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정의된다.

상조기업 보람그룹의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토탈 라이프케어는 한 사람의 라이프 전반을 다루겠다는 의미"라며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듯이 장례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전의 삶을 위해 바이오, 웨딩 등 다양한 분야의 결합상품으로 전반적인 라이프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조업계는 선수금 8조원, 가입자 800만 규모로 증가하면서 지속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주얼리, 반려동물 등 세 가지가 보람상조 신사업의 주축"이라며 "2년 전 SFC바이오 인수합병을 통해 그린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천연물 소재에서 기능성 물질을 발굴해 다양한 식품과 화장품 원료,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만드는 사업이다. 최근 사명을 '보람바이오'로 변경해 본격적으로 바이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얼리 사업에 대해서는 "최근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VIEAGEM)'을 출시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생체보석 시장에 진출했다"며 "생체보석은 사람이나 동물의 머리카락, 분골, 탯줄, 손발톱 등에서 생체 원소를 추출해 보석 파우더와 합성한 인공 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에서도 활용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기념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유일한 보석으로 제작되며 고객 선택에 따라 오마주(위패)나 주얼리 형태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산업에도 진출한 상조
프리미엄 장례식장 프랜차이즈화 

교원라이프가 론칭한 장례식장 전문 브랜드 '교원예움' /연합뉴스

상조업계의 펫 사업 진출도 돋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2027년 약 6조원으로 2019년 대비 두 배 커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자녀가 없는 부부·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반려동물’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다. 이에 상조기업도 펫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이제는 반려동물도 하나의 라이프"라며 "보람상조는 반려동물 전용 장례 상품 '스카이펫',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과 반려동물을 연결한 '펫츠비아' 등 1500만 반려 인구 트렌드에 맞춰 펫 생태계에도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조업계는 주업인 장례 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성장과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며 다양한 제휴 상품 라인업 강화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며 "상조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은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의 일환으로, 중장기적으로 상조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존 장례 서비스를 강화해 차별화된 사업을 펼치는 상조기업도 있다. 교원라이프는 장례식장 전문 브랜드 '교원예움'을 론칭해 장례 서비스 프리미엄화에 주력하고 있다. 교원라이프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장례 행사의 본질은 장례지도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교원예움은 자체 브랜딩 된 식음료와 장례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된 상조 사업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제 맥주 전문 브랜드와 협업해 만든 '내곁에일'부터 장례식장에서 쉽게 맛보기 힘든 닭강정, 편백나무수육 등 F&B 서비스에 특별함이 있다"며 "장례식장의 프랜차이즈화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