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정부 대화 극적 재개···김문수 5개월 물밑 접촉 통했다

김동명 위원장과 핫라인 가져온 金 5개월 만에 공식 체육 행사에 참석 사회적 대화의 핵심 주체라고 강조

2023-11-14     김민 인턴기자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왼쪽)이 지난 2022년 6일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인사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5개월간 불참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테이블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노총 탈퇴 선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핫라인을 유지해 온 김문수 경노사위 위원장의 성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 개혁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일 8개월 만에 수정된 근로 시간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현행 '주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되 일부 업종과 직종은 바쁠 때 더 일하고 한가할 때 쉴 수 있게 유연화하기로 했다.

유연화 대상 업종과 직종, 주 상한 근로 시간 등은 실태조사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제조업, 생산직 등에 한해 '주 최대 60시간 이내' 한도로 완화하는 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은 없을 거라는 전제를 달았다. 또한 노동계 상대인 한국노총에 대화 복귀를 요청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서 근로 시간 등 여러 현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곧바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전남 광양 포항제철소 앞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소속 간부들을 경찰이 진압한 데 항의하며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했었다.

한국노총의 태도 변화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노력 덕분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가 개최한 체육행사에 참가했다. 이는 한국 노총의 불참 선언으로 노동계와 정부 간 대화가 중단된 지 5개월 만의 공식 만남이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도 김동명 위원장과 핫라인을 유지해 온 김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의 핵심 주체"라며 한국노총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한 것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전환과 기후 위기, 저출생·고령사회 문제,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성장 쇼크의 장기화 등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여 경제 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종 경사노위 대변인은 "대화 복귀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같은 시급한 과제들이 있는 만큼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 기쁘다"며 한국노총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사정 대화 재개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도 공개 발언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회적 대화 복귀 입장을 밝혔다.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날 모두발언은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