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甲 최승재 개소식에 등장한 김종인···오래된 인연·민생 강조 왜?

조정훈 입당 선언 다음 날 김종인 행보 눈길 尹 이념 강조하는데 '중도실용' 꺼낸 김기현 명분과 타이밍 못 맞춘 영입 전략이란 비판↑

2023-09-21     이상헌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최승재 의원의 마포갑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DB

국민의힘 최승재·이용호 의원에 이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 후 마포갑 출마를 노리면서 주인 없는 마포갑이 총선 7개월을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의 합당이 이뤄지면 여당에서만 현역 의원 3명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또 시대전환 내부 반발로 합당이 불발돼 조정훈 당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이대로면 3자 구도 경선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포갑의 현역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데,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대통령실행으로 현재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마포갑을 사고 당협으로 남겨두고 있다. 앞서 최승재·이용호 의원이 마포갑 조직위원장직에 도전했으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조정훈 의원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입당 계획 발표 전 김기현 대표에게 마포갑 지역구 출마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4·15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 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조 의원은 13일 마포구 소재 사무실을 계약했다.

국민의힘 조강특위는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사무부총장,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강특위는 결정 보류 상태인 마포갑을 비롯한 24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은 조정 및 재배치를 통해 정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역구 표밭 가꾸기가 급선무인 현역 의원들은 사무실부터 열고 있다.

최승재 의원도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서 지역 사무실을 열었다. 조 의원 입당 계획 발표 다음 날인 20일 개최된 최 의원의 마포갑 사무실 개소식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9월 20일 최승재 의원의 마포갑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DB

김 전 위원장은 평소 강경한 경제민주화 노선을 강조해온 조정훈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김건희 특별법'을 반대하기 전까지 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공정경제 3법과 △주4일제를 주장하는가 하면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 적용을 반대하는 친 문재인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최승재 의원과의 "오래된 인연"을 강조하며 "민생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최승재 의원의 연설에도 "언행일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행사에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 안철수·주호영·이용호·김웅·태영호·권명호·최영희 의원이 참석했다.

이원재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대전환 당내 합당 반대 여론에 직면한 조정훈 의원도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방문해 동행 서약식을 열었다. 조 의원은 "합당의 법적 절차는 (마무리하는 데) 한달 내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는 조 의원 영입 명분으로 '중도실용'이란 가치를 내세웠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28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다 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이런 철학과 방향성 없이는 실용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를 앞둔 김 대표의 이번 외연 확대 전략이 명분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무원칙한 영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