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강한 느낌에 휩싸였을 때 생각해야 하는 3가지 질문

[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지금 어떤 말을 할 것인가?

2023-09-11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내 물건은 다 챙겼어.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까 당신 물건은 지금 챙기면 어때?“

“알겠어.”

“우리가 가져가기로 한 대형, 중형 냄비도 챙길 거지?”

“그럼!”

여러 가족이 캠핑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설쳤습니다. 이 여행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랐습니다.

여러 가족이 캠핑을 가기로 했는데 캠핑장에 도착해 보니 남편에게 챙기라고 신신당부한 냄비를 넣은 가방을 안 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게티이미지뱅크

4시간이 걸려 작은 마을 옆의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앗, 대형, 중형 냄비를 넣은 가방을 안 가지고 왔다!”

“안 가지고 왔다고?”
“응... 식탁 옆에 놓은 가방을 안 챙겼어, 어쩌지?”

“당신이 그럴 줄 알았어. 내가 그렇게 챙기라고 했는데 대답은 잘 하더구만···.”

“챙기긴 잘 챙겼다고! 안 들고 온 거라고!”

“어휴, 말은 잘한다···.”

“···”

이번 여행이 어떻게 될지는 지금 다 결정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속이 터졌습니다. 다른 가족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것입니다. 머리는 멈추어 버린 듯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가방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을 더 많이 비난하고 싶기도 했고,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고,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화가 난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요?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지금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위 상황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여 원활한 캠핑을 하고 싶다.

나는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대형, 중형 냄비를 사거나 빌리러 갈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말을 할 것인가? 나는 지금 상대의 느낌을 물어볼 것이다.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첫 단추입니다. 상대의 느낌을 내가 알아주려고, 짐작하고 있다는 것은 상대가 마음을 열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갈등을 통해 우리는 변화합니다. 변화의 방향이 성장의 방향인지 악화의 방향인지는 나의 선택입니다. 3가지 질문은 갈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첫 단추이다. 상대의 느낌을 내가 알아주려고, 짐작하고 있다는 것은 상대가 마음을 열도록 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3가지 질문에 답을 찾고 해야 하는 말은 상대의 느낌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많이 당황했지?”

“응!”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지?”

“그래···.”
“대형, 중형 냄비는 사거나 빌리도록 해볼까? 어떻게 생각해?”

“어디서 사? 여기는 파는 곳이 없어.”
“파는 곳이 없어 보여 막막하지?”

“응!”
“그럼 빌릴 곳을 찾아볼까?”

“어디서? 저 집에라도 가서 물어볼까?”

가장 가까운 집을 가리키며 답을 합니다.

“저 집? 그래, 일단 가서 물어보고 있으면 돈을 드린다고 하면서 빌려볼까?”

“그래, 가보자, 내가 꼼꼼히 챙기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정신이 좀 차려진 것으로 보이네. 아까 많이 놀랐지?”

“응. 놀라고 미안했는데 말은 잘한다라는 소리에 뚜껑이 열렸었어···.”

“그래, 내 말에 화날만해···.”

“응! 화났어···.”

“나도 미안해, 생각하고 말하도록 노력할게.”

“헤헤”

자신을 표현할 때 눈으로, 손으로, 얼굴로, 몸 전체로 하기도 하지만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할 것입니다. 말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고, 듣습니다. 말은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만 때로는 생각하지 않고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습관으로 자리 잡은 말들은 상황이 생기면 바로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아차!’하고 후회하기도 하지요.

공감하는 말을 하기 위해서 현재의 말을 멈추어야 합니다. 잠시 멈추고 생각하세요. 생각하고 나오는 공감하는 말은 나의 현재를, 미래를, 삶을 바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