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간부들 금리 인상 두고 ‘고스톱’···동결 카드 째려보는 파월

7월 미국 물가 예상치 하회한 3.2% 9월 동결·연착륙 기대 고금리 장기화 연준 간부 금리 인상 두고 갑론을박 파월 “향후 데이터 보고 금리 판단”

2023-08-11     최주연 기자
7월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며 ‘가을 금리 동결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 간부들 사이에선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고(Go)’냐 ‘스톱(Stop)’이냐로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이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언이 있던 만큼 9월 동결 가능성은 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7월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며 ‘가을 금리 동결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직전까지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연준 간부들 사이에선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고(Go)’냐 ‘스톱(Stop)’이냐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3.3%)를 하회했다.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예상치(4.8%)를 하회한 4.7%를 기록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7월 물가가 6월(3.0%)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시장 중론이다. 물가상승률의 완만한 상승세가 두 달 연속 이어지면서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기대가 증가했다.

7월 물가가 6월(3.0%)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시장 중론이다. /최주연 기자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9월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5%로 반영했다. 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은 9.5%다. 3일 전까지만 해도 동결 가능성은 86.5%, 인상 가능성은 13.5%였다. 그러나 연준은 시장 분위기와는 다르다.

“금리 인상 이미 끝났을 수도”
“2% 목표 추가 금리 인상 필요”

근원물가가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연준 간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FOMC 의결권이 있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동결에 한 표를 던졌다. 지난 8일 하커 총재는 필라델피아의 금융 관련 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미 끝났을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 9월 중순 사이에 놀라운 새로운 데이터가 없다면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우리가 취한 통화 정책 조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 긴축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경제를 너무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력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쪽도 팽팽하다. 심지어 7월 물가 발표 직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사도 있다. 이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포인트까지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7월 CPI가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전월보다 상승했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강력한 매파 인사 중 한 명이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FOMC의 2% 목표로 낮아지기 위해선 추가 금리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강한 소비 지출, 주택시장 및 노동시장에서의 강한 반등을 감안해 나는 지난달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언이 있던 만큼 이전보다 9월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최주연 기자

그러나 파월 의장이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언이 있던 만큼 이전보다 9월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27일 파월 연준 의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금리 경로와 관련해 “매회의 시마다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9월에는 인상과 동결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9월 회의까지 8주에 걸쳐 입수되는 데이터를 확인 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