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앞두고 목소리 높이는 이종찬 대한민국 연호 변경 추진

1948년 건국론=이승만 건국론···비난 공세 '이승만=건국 대통령' 언급 박민식 입장은? '서기→기미년' 연호 변경 선포식 이틀 앞둬

2023-08-01     이상헌 기자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 기미년을 대한민국 원년으로 삼는 연호 변경 추진을 앞두고 1948년 건국 부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8·15 광복절은 건국 75주년이 아니며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불러서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종찬 회장은 오는 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개최할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행사 인사말에서 "1948년 8월 15일을 부각해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3월 서울시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라는 표현을 쓰고 그의 업적에 대한 재조명의 필요성을 강조한 상황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또 최근 광복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해 온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지는 주권 다시 찾은 8·15 광복절은 해방 78주년이자 건국 75주년 제하의 보도를 통해 국가보훈부가 주권을 다시 찾았다는 의미의 광복(光復)과 일제로부터의 해방(解放)을 동의어로 보고 제78주년 광복절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한 이 회장은 '1948년 건국론'은 곧 '이승만 건국론'이라며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도 독설을 가했다. 그는 "이승만을 신격화하는 괴물 기념관을 광복회는 반대할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은 1919년 기미 독립선언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1948년 건국론은 역사의 지속성을 토막 내고 오만하게 '이승만 건국론'으로 대체한 것"이라며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을 기회로 또다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신격화해 '독재하는 왕이나 다름없는 대통령'과 같은 모습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미동맹 체제는 이 전 대통령의 탁월한 외교 수완으로 이룩한 것이며, 동북아와 한반도는 이 동맹체제로 70년간 평화를 유지했다"며 "그런 뜻에서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한다면 찬동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이런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를 맞는 올해 8·15 광복절에 건국 75주년이라는 표현이 담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복회는 정부의 모든 공식 문서에 서기(西紀) 대신 '대한민국 연호'로 연도를 표기해 올해를 '대한민국 105년'으로 하는 연호에 관한 법률 변경을 추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