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에 줄서는 삼성·SK·현대·GS···작을수록 더 빠르게 쏟아진다
대형원전 건설속도 이미 추월 상태 삼성, 루마니아 SMR EPC 수주 쾌거 3년 뒤 현대EN 개발한 MMR 등장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였던 한미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개발이 대형원자로 건설 속도를 추월하는 모습이다. 특히 SMR보다 더 작은 초소형원자로(MMR, Micro Modular Reactor)가 더 빨리 출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와 손을 잡고 SK그룹은 테라파워와 SMR 개발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또 현대건설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전문업체인 홀텍인터내셔널과 사업방안을 강구 중이다.
주기기 제작까지 소화할 수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써왔다. 양사 간 협력은 기술·금융에서 제작까지 미국의 공급망 정책 전체를 아우르는 모양새다.
국내 건설업체로선 SMR 원자로 분야 세계 선두를 달리는 미국 뉴스케일의 원자로 건설 시공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여기엔 삼성물산이 2029년 준공 목표인 루마니아 SMR 건설 사업에 EPC(설계·조달·시공사)로 참여하며 알짜배기 수주를 챙길 전망이다.
루마니아 SMR 개발 사업은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의 일환으로 미국 수출입은행·국제개발금융공사 등의 개발금융기관도 나섰다. 한국에선 장덕수 회장의 사모펀드 디에스(DS)에퀴티가 참여한다.
지난해 6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한 PGII는 가치에 기반(values-driven)한 효과 높고(high-impact) 투명한(transparent) 협력을 통해 중·저소득 국가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 개발을 함께하는 협의체다.
윤석열 대통령은 ICT, 에너지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이 “최고의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이 같은 PGII 협력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구체화됐다.
아울러 미국 내에선 2029년 12월 최초의 SMR이 준공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요 소재 제작을 맡은 6기의 VOYGR™ SMR 발전소(1기당 77㎿로 총 462MW 용량) 가운데 제1호기가 아이다호주에서 가동된다.
두산 주도···국내 플랜트사 활약 기대
"2029년부터 SMR의 향연 시작된다"
폴란드에서도 뉴스케일파워가 SMR 기술을 제공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자재 공급을 담당하고 삼성물산이 발전소를 시공하는 삼각 동맹이 구축됐다. 또 여기에 GS에너지가 운영사로 참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에선 현대엔지니어링 기술력이 구현된 MMR 실증플랜트가 2026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미국 USNC사 기술로 개발한 방사성 누출의 가능성이 없는 특수 핵연료를 사용해 안전성까지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케일보단 늦었지만 웨스팅하우스도 300MW 용량의 SMR인 AP300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의 APR1400의 경쟁 모델인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를 소형화한 버전으로 적어도 2025년까지 NRC로부터 승인을 받고 오는 2030년부터는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소형 원자로 개발업체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한 SK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테라파워는 우라늄 대신 토륨과 '녹인 소금(molten salt·용융염)'을 연료로 삼는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에 매진해 왔다. 다만 NRC 설계 인증 이전 단계로 이르면 2031년까지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시에 시제품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