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에 교체된 춘향 얼굴, 이번엔 '중년 모습' 시끌시끌

새 춘향 영정에 일부 시민단체 반발 "10대 춘향 얼굴 아니다" 교체 요구

2023-06-15     김혜선 기자
남원시는 지난달 춘향제를 맞아 새로운 춘향의 영정을 제작했다. /남원시 제공

친일 논란으로 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그린 춘향 영정을 두고서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새로운 영정이 춘향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며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연석회의)는 15일 "새 영정은 젊은 춘향의 곱고 순수한 자태도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곧은 지조도 드러나지 않는다"며 "춘향은 남원의 상징이자 역사인 만큼 시민과 민주적으로 논의해 적합한 영정을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춘향의 영정은 지난달 춘향제를 맞아 남원시가 제작했다. 기존의 춘향 영정을 그린 김은호 화백이 친일 이력이 있어 시민단체에서 영정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1931년경에 강주수 화백의 그림이 최초 춘향의 영정으로 알려졌지만 고증 결과 춘향의 복식이 조선 시대와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영정이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도 확실치 않아 남원시는 새 영정을 제작하기로 했다.

약 1억원을 들여 춘향의 새 영정을 그린 김현철 화백은 "전통 채색 화법으로 영정을 완성했다"며 "춘향의 인물상을 묘사하기 위한 머리 모양·저고리·치마·신발·노리개 등 옷차림 전반을 복식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석회의는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고 했다지만 그 의도를 전혀 실현하지 못했다"며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연석회의는 춘향제 기간 시민과 관광객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 춘향 영정과 새 영정의 선호도 조사' 결과 최초 춘향 영정이 1313표를 받았지만 새로 그린 영성은 113표에 그쳤다고 밝혔다.

강경식 최초춘향영정복위 시민연대 대표는 "최초 영정은 평민의 옷을 입은 어사부인(평등), 태극 모양의 색인 붉은 저고리와 파란 치마(민족정신), 16살 춘향이가 아닌 변 사또에게 항거한 열녀(항일)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지난달 22일부터 새 영정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강 화백의 영정을 봉안하면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제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중단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