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일본학과와 진화하는 인공지능

“전공·진로 개척에 도움”

2023-06-13     최민회 강릉원주대 일본학과 학

인공지능(AI)은 요즘 예술을 포함한 많은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이 크게 발전하는 분야 중 하나는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일러스트레이션 AI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디지털 이미지를 제공하고 향상해 시각적 스토리텔링 기술에 새로운 수준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제공한다. 이 인공지능은 대학 일본학과 전공 진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는 듯하다.

일본학과 학생 중에는 만화가, 작가 등 문학계 쪽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학업을 병행하면서 문학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주된 이유는 삽화였다. 삽화를 만드는 데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다른 사람을 고용해 만들려고 해도 많은 돈이 든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상황은 역전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AI는 삽화를 그려주면서도 비싼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다. 문학계 사람들이 알고리즘으로 인한 다양화와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AI를 이용해 만든 홈페이지 /최민회

문학계로 진출하려는 한 일본학과 학생은 일러스트레이션AI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모 대학 일본학과에 재학하면서 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모 씨(26)도 AI를 홈페이지 제작에 사용했다. 포스터, 학생회 마스코트 캐릭터도 만들었다. 최씨는 “지난해까진 유료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M 사이트를 통해 포스터 제작을 했기 때문에 매월 구독료를 냈다. 이젠 AI가 로고 등 시각적 콘텐츠를 거의 만들어 주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른 일본학과 대학생은 소설의 한 장면을 완성했다. 한 달간 AI를 사용한 일본학과 대학생 이모 씨(24)도 소설가를 꿈꾼다. 이씨는 “예전엔 삽화를 만들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해야 했다. 이젠 일러스트레이션AI의 등장으로 이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레이션AI 실행 프롬프트 /최민회

일본학과 대학생 곽모 씨(22)는 인공지능을 사용해 그림의 스타일을 변환하거나 다른 작가의 스타일로 그림을 재구성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고 했다. 일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안모 씨(여·26)도 비슷한 경험담을 말한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자동으로 그림을 생성했다. 특정 애니메이션에 없던 장면을 그 작가의 그림체로 구성하기도 한다. 내가 읽고 있는 소설의 느낌을 그리기도 한다.  흑백 일본 만화에 색을 입히기도 한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인공지능으로 그림에서 텍스트나 숫자를 추출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씨(여·23)는 “옛날 만화엔 손상된 그림이 많다. 인공지능으로 그런 그림을 복원하거나 개선한다. 만화를 고화질로 보정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고 했다. 대학생 신모 씨(25)는 “그림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그림을 검색하는 데에도 인공지능이 유용하다. 과제 진행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저작권 문제를 수반하기도 한다. 2022년 8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한 미술전의 디지털 아트 부문 수상작은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그림이었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분야지만 일본학과 같은 인문학 쪽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인공지능의 영향력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