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허리띠부터 조였다‧‧‧경영 악화에 '예민한 기업들'
올해 기업 실적 악화 전망에 지출 줄여
“주말 사용분을 별도로 체크해서는 개인적인 일로 사용한 부분이 있으면 회사에 환입하라고 통보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없던 일이다.” (직장인 A씨)
한국 기업의 경영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경영난 우려에 기업이 먼저 줄인 것은 법인카드 지출이다. 개인 카드 사용액 증가와는 대비된다. ‘법카’ 사용 제재를 체감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7일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개인카드는 대개 생활비로 쓰시는데 이는 조절이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법인카드는 기업의 상황과 정책에 따라 변동이 자유롭다. 작년 대비 기업실적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비용 지출을 줄이는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현대카드 등이 발급한 전체 카드의 승인액은 9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그러나 개인카드와 법인카드 사용은 증감 추이가 달랐다. 개인카드는 해당 월 승인액이 7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반면 법인카드는 16조80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한 달 평균 승인액은 동시에 줄었다. 지난 4월 개인카드 평균 승인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만5766원으로 1.9% 감소한 데 반해 법인카드는 12만8704원으로 4.3% 줄었다. 법인카드가 개인카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감소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기업은 일반적으로 공과금을 포함한 각종 세금 납부를 법인카드로 결제하는데 세금 납부가 줄면서 카드 사용이 줄어든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업이 허리띠를 조인다고 보는 게 가장 적절하다”라고 분석했다.